LG생활건강 이용재 BM 주말 욕실청소·설거지 전담 주부 입장에서 써보고 품평 얼룩제거등 아이디어 발굴 락스·세제등 업체 포화상태 LG만의 제품개발에 총력

한국P&G 김남숙 BM 여자가 면도기? 묘한 시선 소비자 기호읽기와는 무관 차·스포츠·여성 연예인 등 남성 취향까지 줄줄 꿰뚫어 홍보전략 수립에도 큰 도움

남자의 마음을 여자는 모른다고 했다. 여자의 마음은? 여자도 모른다. 여자에게 물건을 팔아야 하는 남자, 남자의 지갑을 열어야 하는 여자는 이런 평행선 같은 상황을 어떻게 해결할까.

LG생활건강의 홈스타를 담당하는 이용재 브랜드매니저(BM)는 출근하는 평일보다 주말이 더 바쁘다. 욕실청소, 설거지, 청소 등 해야 할 일이 많기 때문이다. 정확히 표현하자면 ‘써봐야 할 제품’이 많다.

그는 주말 오전 밥상을 물리고 나면 고무장갑을 끼고 설거지를 한다. 개수대에 낀 음식물쓰레기를 정리하면서 개수대 세정제를 확인한다. 이 BM은 “개수대에 고리형으로 끼우는 타사의 세정제를 써봤는데, 고리 사이에 콩나물이나 파 조각이 끼어 매번 청소할 때마다 불편했다”며 “홈스타의 티백형 세정제는 그럴 염려가 없다”고 자랑했다.

내친김에 전자레인지도 닦는다. 전용 세정제를 뜯어 전자레인지 안에 넣고 잠시 돌린 후 스폰지로 쓱싹 닦아내면 그만이다. 이 BM은 “생라면을 전자레인지에 돌려 라면땅을 만들어 먹다가 전자레인지 천장을 보니 양념, 찌꺼기 등이 곳곳에 튀어 있더라”며 “전자레인지를 손쉽게 청소할 방법을 생각하다가 전용 세정제를 개발했다”고 강조했다.

이제는 청소할 시간. ‘Mr.홈스타 청소기를 부탁해’를 바닥에 덜어 먼저 청소기로 빨아들인 후 집안 곳곳을 닦는다. “청소기를 돌리는 과정에서 안에 흡입된 먼지로부터 냄새가 배어 나오는 것을 막아주고 향기가 좋아진다”는 이유에서다.

하는 얘기를 들어보면 영락없는 주부다. 그가 ‘주말주부’를 자임하는 이유는 홈스타만의 틈새상품을 개발하기 위해서다. 그는 “락스나 욕실세정제 같은 시장은 중소기업까지 치면 십수 개 업체가 몰려 있어 이미 레드오션”이라며 “LG만 가진 제품, 비싸더라도 사람들이 우리 것을 찾는 제품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설거지를 더 하고 싶다”고 했다. “가장 좋은 설거지가 ‘남이 해주는 설거지’예요. 그릇 모아두고 ‘뚝딱’ 하면 저절로 설거지가 말끔하게 되는, 그런 제품을 만들고 싶어요.” 누구보다 ‘주부의 꿈’을 제대로 짚어내는 것이, 그는 이미 ‘프로 주부’였다.

이 BM이 경험의 힘을 살려 제품을 기획한다면, 한국P&G에서 면도기 질레트를 담당하는 김남숙(31ㆍ여) 브랜드매니저는 ‘집단지성’의 도움을 많이 받는 편이다.

P&G는 글로벌 기업이다 보니, 한국 법인뿐 아니라 글로벌 법인들과 함께 움직인다.고민 끝에 한번 결정된 마케팅 전략은 제품의 이미지로 굳어지기 때문에 글로벌 질레트 팀들이 숱한 회의 끝에 전략을 정한다. 철저한 시스템의 힘이다.

글로벌 기업 특유의 조직력으로 승부를 보긴 하지만, 그래도 소비자들의 기호를 읽으려는 노력은 꾸준히 한다. 김 BM은 스포츠, 자동차, 영화, 음악 등 다방면에 걸쳐 남성들이 특히 선호하는 경향을 꿰뚫고 있다. 심지어 남자들이 특히 좋아하는 여성 취향까지도 설명할 정도다. 이런 시각 덕분인지, 한국P&G는 유명 스포츠 스타들이 주로 차지했던 질레트 모델을 김사랑, 강민경 등 여성 연예인에게 맡기면서 화제를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김 BM은 “회사 내 다른 브랜드를 담당하고 있는 동료들이나 입사 때부터 멘토로 조언을 많이 주셨던 상무님 등 주변 분들의 시각을 통해 아이디어를 많이 얻는다”며 “여성이 면도기를 담당한다면 외부에서는 독특하다고 보지만, 칫솔이나 섬유탈취제 등 P&G에서 취급하는 다른 제품들이나 다를 바 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질레트도 다른 소비재 브랜드와 마찬가지로, 소비자와 소통하는 생활용품 브랜드라는 철학은 주력제품인 질레트 퓨전 프로글라이드 출시 당시 광고에서도 드러났다. 김 BM은 “당시 소비자들에게 면도기에 관한 질문을 하는 동안 당시 모델이었던 박지성 선수가 깜짝 등장하는 콘셉트였는데, 소비자분들이 실제로 박지성 선수를 만난 것이 기뻐서 춤을 추거나 셰이빙 젤을 얼굴 전체에 뒤덮는 모습이 광고 뒷이야기에 생생하게 실렸다”며 “현장에서 소비자들도 매우 유쾌해했고, 박지성 선수도 주저앉을 정도로 배를 잡고 웃었다”고 전했다.

도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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