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성연진 기자]올해 국내 상장사의 실적이 전년 대비 30조원 이상 늘어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이 나왔지만, 면면을 살펴보면 ‘착시 효과’란 지적이다. 지난해 실적 시즌마다 ‘어닝 쇼크’를 기록한 걸 감안하면 개선세가 미미한 데다, 성장세의 30% 가량이 삼성전자 때문이어서 ‘증시 쏠림’ 현상이 심화될 것이란 우려다.

무엇보다 삼성전자를 제외한 시가총액 상위 기업인 현대차와 POSCO, 기아차, 현대모비스 등은 실적 성장세가 두드러지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또다시 ‘대장주는 있되 주도주가 없는’ 시장 움직임이 예상된다.

10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상장사 123곳의 올해 연간 매출액 추정치는 171조1470억원, 영업이익 추정치는 136조3819억원으로 지난해 매출액 160조7797억원과 영업이익 105조6161억원에 비해 큰 폭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늘어난 영업이익 30조원 가운데 10조원은 삼성전자의 몫이라는 점에서 기대가 꺾인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29조원대에서 올해 39조원대로 영업이익이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전자는 특히 매출액은 201조1036억원에서 236조8746억원으로 17% 가량 증가하는 데 반해, 영업이익은 35%나 성장하면서 수익성 개선에 대한 기대도 남다르다. 삼성전자의 독주 체제가 예고된 셈이다.

반면 다른 시가총액 상위 종목의 실적 개선세는 상대적으로 부진하다. 지난해 삼성전자와 더불어 어닝서프라이즈 수준의 실적을 발표하면서 올해 사상 첫 영업이익 10조원 시대가 예견됐던 현대차는 엔화 약세 등의 여파로 올해 영업이익 추정치가 8조7000억원대에 그쳤다.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 8조4300억원보다는 증가한 것이지만 불과 몇개월 새 실적 기대치가 1조3000억원이나 낮아진 셈이다.

현대모비스와 POSCO의 올해 영업이익 추정치는 각각 3조1652억원, 3조8381억원으로 지난해 2조9000억원, 3조6500억원 대비 각각 8%와 5% 가량 증가가 예상된다. 삼성전자가 흔들리면 사실상 시장의 방패막이 될 종목이 전무한 셈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지수 상승을 위해서는 삼성전자의 주가 상승이 필수다.

임돌이 신영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주가가 전 고점인 157만원을 돌파해 165만원 부근까지 상승하면 코스피지수는 2200근방까지 올라갈 것”이라며 “165만원은 과거 평균 주가순자산배율(PBR) 2배를 10% 할인 적용한 값으로 충분히 도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밖에 실적 개선세가 두드러진 종목도 삼성전자와 같은 IT 업종이거나 지난해 적자폭이 컸던 종목들이어서 사실상 올해 상장사 실적 리스크 확대가 예상된다는 분석이다.

매물로 나온 STX팬오션은 지난해 2145억원의 영업이익 적자에서 올해 552억원의 흑자 전환이 예상됐다. 삼성전자에 가려있던 IT 종목 SK하이닉스도 지난해 영업이익 2273억원 적자에서 올해 1조7454억원으로 2조원 가량 개선세가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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