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대기오염에다 신종 전염병까지 겹쳐 심각한 몸살을 앓고 있다. 숨 쉬는 것조차 자유롭지 못한 나라가 된 중국. 고속성장도 좋지만 이제는 자연이 내리는 복수의 칼날을 비켜갈 방법을 찾는 데 힘을 쏟을 때가 왔다.
요즘 베이징(北京)에선 마스크가 필수품이 됐다. 많은 시민이 외출할 때 마스크를 착용한다. 교통경찰까지 마스크를 착용하고 근무하는 실정이다.
연일 계속되는 스모그에다 황사, 강풍 게다가 신종 조류독감(AI)까지 한꺼번에 들이닥치면서 베이징은 ‘마스크 없으면 밖에 나가기가 두려운 도시’가 된 듯하다.
중국의 대기오염 문제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라고 쳐도 이번에 발생한 신종 조류독감 바이러스 ‘H7N9’은 과거 ‘사스(SARSㆍ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의 악몽이 재연되는 게 아니냐는 공포감을 대륙 전체로 확산시키고 있다.
우선 감염치사율이 10년 전 사스보다 높다. 지금까지 감염이 확인된 24명의 환자 가운데 8명이 숨져 치사율은 33.3%에 달한다. 이는 사스가 한창 창궐했던 2003년 5~8월 평균 치사율 11%보다 3배가량 높은 것이다. 게다가 아직까지 치료할 백신도 나타나지 않았고 ‘사람에서 사람으로’의 감염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아직 겪어보지 못한 ‘신종’이란 것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까지 스며들고 있다.
중국 당국은 조류독감과 관련해 어떠한 은폐 축소도 없다고 강조하고 있다. 동시에 공산당 선전 부문은 보도통제를 강화하고 있다. 각 언론사들에 국영 신화통신의 기사 또는 각 지방정부가 발표한 자료만을 이용해 기사를 게재하라고 통고했다. 시진핑(習近平) 주석과 리커창(李克强) 총리도 지난주 환자의 치료와 감염 억제를 위한 대책을 철저히 실시하도록 지시했다. 모두 사회불안을 막기 위한 조치들이다.
그렇지만 왠지 미덥지 않다. 최근 신종 조류독감을 보도하는 국영 CCTV(중국중앙방송) 방송을 보면서 떠오르는 장면이 하나 있었다. 상하이(上海)의 식수원인 황푸(黃浦)강에 둥둥 떠 있는 돼지 사체 광경이었다.
이번에 신종 조류독감이 집중적으로 발생한 지역이 상하이와 인근 장쑤(江蘇)성, 저장(浙江)성 이어서 혹시 돼지 사체와 관련이 있을 수 있다는 의문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지난 2009년 유행했던 신종독감 바이러스의 근원지도 돼지였다.
황푸 강에선 지금까지 한 달여 사이 무려 1만6000여마리의 죽은 돼지가 건져졌다. 황푸 강 상류 저장 성 자싱(嘉興)시 일대의 양돈농가들이 이번 사태의 진원지로 지목됐다.
그전에는 죽은 돼지를 헐값으로 사서 상하이 시내 식당에 공급해왔던 불법 유통업자들이 있었다. 그런데 이들이 단속되면서 사줄 데가 없어지자 병사한 돼지를 아무렇지도 않게 강에 갖다버린 것이다. 이에 대해 상하이 시정부는 식수원은 안전하다고 발표했다.
올 들어 중국이 대기오염에다 신종 전염병까지 겹쳐 심각한 몸살을 앓고 있다. 역사상 가장 풍요로운 시대를 맞고 있는 중국이지만 혹독한 대가도 동시에 치르고 있다. 숨 쉬는 것조차 자유롭지 못한 나라가 된 중국. 이는 인간의 탐욕이 자초한 ‘자연의 역습’이다. 고속성장도 좋지만 이제는 자연이 내리는 복수의 칼날을 비켜갈 방법을 찾는 데 더 힘을 쏟을 때가 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