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의 대내외 여건이 백척간두에 내몰리면서 우리 정책 당국의 신속한 대응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해지고 있다. 우리 중앙은행도 보다 대담한(Bold) 경기부양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북한 리스크 장기화와 급속한 ‘2차 엔저’로 한국경제의 주름살이 깊어지고 있다. 럭비공처럼 어디로 튈지 모르는 북한의 젊은 새 지도자는 핵(核)을 손아귀에 쥐고 대내외에 자신의 존재를 각인시키려는 듯 전쟁 공포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급기야 지난 8일 북한이 개성공단 근로자 철수를 선언하자 국제신용평가사인 무디스는 북한의 공격적인 행동이 중대한 군사적 충돌 가능성을 높인다는 점에서 한국의 신용등급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평가를 내놨다. 그동안 무디스와 S&P, 피치 등 국제신용평가사들은 북한의 단발성 돌출 행동에 대해 “한국경제의 펀더멘털에는 별 영향이 없을 것”이란 다소 느긋한 입장을 견지해왔다. 그러나 최근 장거리 미사일 발사→3차 핵실험→정전협정 폐기→미 본토 핵공격 승인→미사일 동해 이동→개성공단 차단 등 일련의 사태를 통해 북핵(北核)을 장기적인 위협으로 인식하기 시작한 듯하다.
이는 최근 한국증시에서 차익실현에 치중하고 있는 외국계 투자자들의 이탈을 가속화하고, 중장기적으로 생산거점의 해외 이전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점에서 심히 우려스럽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일본 아베 총리의 노골적인 엔저 유도 전략도 우리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
실제로 신임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BOJ) 총재의 대규모 양적ㆍ질적 양적완화 정책이 예고된 지난 3일 이후 전일까지 4거래일간 100엔당 원화는 1202원에서 1157원으로 45원, 3.7%나 절상됐다.
그만큼 글로벌 수출시장에서 한국 제품의 가격경쟁력 저하가 불가피해진 셈이다.
이렇듯 한국경제의 대내외 여건이 백척간두(百尺竿頭)에 내몰리면서 우리 정책 당국의 신속한 대응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해지고 있다. 특히, 미국이 자국의 금리ㆍ물가 안정, 내수부양 등을 위해 엔저를 용인하고 있는 상황에서 달러당 110엔대를 넘나드는 엔저가 향후 1~2년간 지속될 것이란 전망까지 제기되고 있어 우리 중앙은행도 보다 대담한(Bold) 경기부양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경기진작을 위해 17조원 안팎의 대규모 추경을 검토 중인 현오석 경제부총리가 “재정, 금융정책, 부동산 정책이 정책조합 형태로 이뤄져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며 한국은행에 오는 11일로 예정된 금융통화위원회에서의 기준금리 인하 등 정책공조를 요구하고 나선 것도 이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와 유럽중앙은행(ECB), 영란은행(BOE), BOJ 등 각국 중앙은행들은 물가관리와 금융시장 안정 등의 소극적(?) 기능에서 한발 나아가, 성장과 고용 등을 책임지는 기관으로 변신하고 있다. 우리 중앙은행도 담보대출인정비율(LTV),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를 통한 가계대출 부실 예방과 인플레 관리, 독립성 유지 등 과거 역할에만 안주하기에는 매크로 여건이 너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금리인하의 실효성과 필요성에 대한 신중한 고민도 필요하겠지만, 총체적인 위기에 빠진 한국경제호를 살리기 위한 보다 대담하고, 선제적인 정책대응에 나설 것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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