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박영서 특파원ㆍ문영규 기자]우리정부의 차분한 대응과는 달리 미국은 현 상황을 제2의 쿠바 미사일 위기 수준으로 간주하고 구체적인 대응책 마련에 착수했다. 북한이 미국 본토 핵 공격 계획을 최종 승인하고, 신형 장거리 미사일을 동해 쪽으로 전진 배치 하는 등 전쟁도발 위협을 높이자 미국 국방부는 3일(현지시간) 북한의 최근 전쟁도발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최첨단 미사일방어(MD) 시스템을 괌 기지에 투입한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이날 성명에서 “몇주일 내에 고고도방어체계(THAAD)를 괌에 배치할 것”이라면서 “이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위협에 대한 방어 태세를 강화하기 위한 예방적조치”라고 설명했다.
또 “고고도방어체계는 트럭 탑재 발사대, 요격 미사일, AN/TPY-2 추적레이더, 통합 사격통제시스템 등을 갖추고 있다”면서 괌에 거주하는 미국 시민과 주둔 군인들에 대한 방어 역량을 강화하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방부는 “미국 정부는 북한 지도부에 대해 도발적 위협을 중단하고 국제의무를준수함으로써 평화의 길을 선택할 것을 거듭 촉구한다”면서 “북한의 도발을 경계하면서 미국과 동맹국들의 영토 및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준비 태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고고도방어체제는 미국의 군사기지를 공격하는 적의 중거리 미사일을 격추할 목적으로 제작된 지상배치형 공중방어시스템으로, 패트리엇 미사일보다 상층권에서 탄도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고 속도와 정확성도 높다.
이에 앞서 미국은 최근 북한의 위협 공세에 따라 B-52 전략폭격기와 핵잠수함 샤이엔(6천900t급), B-2(스피릿) 스텔스 폭격기에 이어 F-22 전투기 등을 한반도 인근에 투입했다.
러시아도 한반도 긴장 상황이 우발적으로 남북한 간의 무력 충돌로 발전할 가능성을 거듭 경고하고 나섰다. 인테르팍스 통신에 따르면 이고리 모르굴로프 러시아 외무차관은 3일(현지시간) “(남북한 중) 어느 쪽이든 의도적으로 군사행동을 개시할 것으로 생각하지는 않는다”면서 “하지만 지금과 같은 긴장된 분위기에서는 사람의 아주 사소한 실수나 기술적 문제만으로도 상황이 통제를 벗어나 위기의 정점으로 치달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그리고리 로그비노프 러시아 6자회담 차석대사(북핵담당 특임대사)도 하루 전 “우리는 어느 한 편이 의도적으로 전투행위를 개시할 것으로 생각하지 않지만상황을 무너트릴 수 있는 비의도적 충돌 위험은 높다”며 남북한 간의 우발적 군사충돌 가능성을 우려했다.
그는 “현 상황에서 가장 좋지 않은 것은 누가 옳고 그른가의 논쟁 속으로 빠져드는 것”이라며 “중요한 것은 한반도에서 전쟁 시나리오를 허용하지 않고 사태를 정치-외교적 틀 안에 유지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한반도가 일촉즉발의 전쟁상황으로 치닫고 있다는 분석이 잇따르면서 중국은 남·북·미 대사 불러 긴장완화 촉구했다. 중국 외교부 장예쑤이(張業遂) 부부장은 2일 한국, 북한, 미국의 주중 대사를 따로 불러 최근 한반도 긴장고조에 대한 중국의 우려를 전하고 도발을 자제해 줄 것을 촉구했다.
장예쑤이 부부장은 이날 한국의 이규형 대사, 북한의 박명호 대리대사(공사), 미국의 게리 로크 대사를 불러 최근 한반도 사태에 대한 중국의 입장을 전달하고 긴장완화를 촉구했다고 베이징의 한반도 전문가가 3일 밝혔다.
장예쑤이는 또 대화와 협상을 통해 한반도 긴장을 해소하고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며 6자회담 재개와 남북대화 등 대화 추진을 요청했다.
장예쑤이는 특히 박명호 대리대사에겐 최근 북한의 연이은 전쟁관련 발언과 행동에 중국이 매우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며 엄중히 경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만약에 있을 한반도 전쟁상황에 대비한 각국의 자국민 대피 계획도 속속 마련되고 있다. 3일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태국 공군은 한반도에서 위기 상황 발생시 자국민들을 일본으로 대피시키기 위해 C-130 수송기 2대와 에어버스 A310 여객기 1대 등 총 3대를 확보했다.
공군은 이 항공기들이 48시간 내 동원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와함께 서울 주재 태국대사관은 한반도에서 적대 행위 발생시 자국민들을 서울 외곽의 임시 대피소로 옮긴 뒤 일본으로 항공이나 선박 편으로 이동시키는 것을 골자로 한 비상계획을 마련했다. 한국에 체류중인 태국인은 약 4만4000명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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