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지웅 기자] “나 때문에 이렇게 된 것 같아 아들만 보면 아직도 속이 괴로워요.”
지난해 35년만에 잃어버렸던 아들을 만날 수 있었던 어머니 A(67) 씨는 25일 ‘세계 실종아동의 날’을 이틀 앞두고 기자에게 이렇게 말했다.
그의 아들은 1977년 충북 제천의 집 근처 놀이터로 놀러갔다가 돌아오지 않았다. 어머니는 아들을 찾으려고 제주도, 울릉도, 백령도만 빼고 전국을 다 헤집고 다녔다. 그러던 2012년 서울 한 장애인 보호시설에서 아들을 발견했다.
어느덧 40대가 된 아들은 조금 달라보였다. 어머니는 “실종 당시엔 장애가 없었는데, 아들이 지적장애 2급을 갖고 있다고 하더라. 행적이 묘연한 실종 직후 1년7개월의 기간 동안 무슨 나쁜 일을 당해 이렇게 된 게 아닐까 마음이 자주 무너진다”며, “주위에서 아들이 장애가 있어 버린 것처럼 수군댈 땐 ‘이사를 가야지’란 마음밖에 안 든다”고 했다.
35년만에 만났지만, 이들은 지금 따로 살고 있다. 서울 사는 아들이 장애인 공동체를 편하게 생각해 인천에 사는 어머니와 같이 살고 있지 않다.
어떤 부모들에겐 이런 사연마저도 부러움의 대상이다. 실종아동을 찾지 못하는 경우가 늘어나는 탓이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만 14세 미만 실종 아동의 미발견 건수는 2008년(15명), 2009년(16명), 2010년(42명), 2011년(47명), 2012년(170명)으로 증가 추세다. 이에 따라 실종아동이 보호자에 인계되는 비율 역시 2008년(99.84%), 2009년(99.82%), 2010년(99.61%), 2011년(99.58%), 2012년(98.40%)로 낮아지고 있다. 실종아동이 집으로 돌아오는 사례가 줄고 있는 것이다. 올해만 해도 4월말 기준 104명의 행방을 모른다.
서기원 실종아동찾기협회 대표는 “경찰도 인력이 적다 보니 당장 벌어진 사건엔 신속하게 수사를 하지만, 다른 실종 사건이 매일 접수되는 까닭에 이틀을 넘긴 장기 실종 사건엔 인력이 거의 없는 게 현실”이라며, “실종수사전담 경찰의 인력 증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그는 “병원 등 시설에 실종된 아동이 들어오면 가족과 비교해 빨리 찾을 수 있도록 하는 DNA 채취 관련 법이 강제 규정이 아니여서 실종 사건 해결에 어려움이 많다”고도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