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영란 선임기자]꾀 많은 생쥐 제리가 커피잔을 높이 치켜들고 있다. 득의만만한 표정이요, 자태다. 아, 그런데 커피잔을 자세히 들여다보니 고양이 톰이 빠져 허우적대고 있다. 제리가 왜 쾌재를 부르고 있는지 알 것같다.
이 검은 조각은 젊은 작가 최정유의 작품 ‘티 타임’이다. 최정유는 1940년 처음 제작됐을 때부터 변함없는 사랑을 받으며 ‘애니메이션계의 고전’으로 불리는 ‘톰과 제리’를 패러디한다. 작가는 우둔한 말썽꾸렁이 고양이 톰과, 영리하고 꾀 많은 생쥐 제리를 대비시킨 작업을 3년째 선보이고 있다.
최정유가 서울 삼청동 갤러리 아트파크(대표 박규형)에서 ‘그림자 잡기’라는 타이틀로 개인전을 열고 있다. 서로 앙숙이면서도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인 톰과 제리를 ‘실체와 그림자의 관계’로 표현한 작품 30여점을 출품했다.
작가 최정유는 데뷔 이래 상징도형과 문자로 기억의 흔적과 관계성을 탐구해왔다. 이어 2011년부터 ‘톰과 제리’를 패러디하면서 작품이 보다 유쾌하면서도 은유적으로 바뀌었다. 그의 입체작품 속 ‘톰과 제리’는 작가 자신이자, 친구이며 타인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톰과 제리의 좌충우돌을 그림자놀이로 표현한 작품이 나왔다. 우리 삶이 그렇듯 톰과 제리도 끊임없이 싸우고, 사랑하며, 꿈을 꾼다. 작가는 ‘고양이 톰은 제리의 그림자로 존재한다. 하지만 제리도 그림자가 없다면 실체로서 존재할 수 없다. 서로의 그림자가 되는 둘의 관계를 통해 우리의 삶을 돌아보려 했다”고 밝혔다. 전시는 23일까지. 02-733-8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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