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하남현 기자] 정부가 벤처 활성화 방안으로 ‘벤처 1세대’에 대한 벤처 투자를 적극 유도하기로 하면서 과거 벤처 부흥 시대를 이끌었던 스타급 CEO(최고경영자)들이 새삼 주목을 받고 있다.
조현정 비트컴퓨터 대표, 이민화 카이스트 교수 등은 1980년대 한국 벤처 역사의 첫페이지를 장식한 장본인들이다. 조 대표는 지난 1983년 인하대학교 재학시절 국내 벤처기업 1호인 비트컴퓨터를 창립했다. 비트컴퓨터는 국내 의료정보 시장을 개척하며 창립 30년이 된 현재까지도 독보적인 지위를 차지하고 있다. 1985년 설립된 메디슨은 3차원 초음파 진단기를 처음 개발해 관심을 끌며 승승장구하다 지난 2002년 부도를 맞이했지만 이후 무리한 사업확장을 접고 초음파 진단기기 분야에 집중하며 이부문에서 글로벌 5위권 기업으로 성장했다. 지난해에는 삼성이 인수하면서 삼성메디슨으로 거듭났다.
1990년대에는 이찬진(한글과컴퓨터), 변대규(휴맥스), 김형순(로커스), 안영경(핸디소프트), 박병엽(팬택), 오상수(새롬기술), 안철수(안철수 바이러스연구소) 등이 뒤를 이어 벤처 전성기를 이끌었다. 스타 대접을 받은 이들을 보면서 많은 젊은이들이 벤처 창업의 꿈을 꿨다.
이해진ㆍ김범수(네이버), 김택진(엔씨소프트), 김정주(넥슨) 등도 인터넷과 게임 분야 등을 선도하며 벤처 부흥기를 이끌었다. 네이버를 국내 최고 포털사이트로 키워낸 김범수씨는 이후 카카오톡을 만들며 모바일 문화를 주도하고 있고 김택진, 김정주 씨도 자신의 회사를 국내를 대표하는 게임업체로 키워내며 한국을 대표하는 CEO반열에 올라있다.
하지만 지금까지도 회자되며 존경받는 CEO가 된 이들보다는 역사속에 사라진 벤처 1세대들이 훨씬 많은 것이 씁쓸한 현실이다. 특히 지난 2001년 벤처 버블기를 맞이하면서 벤처 1세대들의 명암은 크게 엇갈린다.
새롬기술의 오상수 전 사장은 분식회계를 저지른 혐의로, 인츠닷컴 이진성 전 사장은 공금 횡령 혐의로 법정에 섰고 김진호 골드뱅크 전 사장도 역시 법의 심판을 받아야 했다. 이들처럼 사법처리는 되지 않았지만 상당수 벤처 1세대들이 벤처 버블기 이후 경영 악화를 버티지 못하고 경영일선에서 물러났고 재기에도 실패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