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공정거래·금융·반부패 수사강화 의미
탈세 등 사회지도층 범죄 엄단 공정한 법집행·민심안정 의지
검찰이 서울남부지검을 ‘금융중점검찰청’으로 지정해 운영하고 일선청에 공정거래조사부, 금융조세조사부, 반부패수사 전담부서를 증설하는 등 금융ㆍ증권ㆍ공정거래 분야에 대한 수사를 강화하려는 것은 박근혜정부의 ‘지하경제 양성화ㆍ경제민주화’ 캐치프레이즈와 직결돼 있다.
과거 검찰은 금융 범죄의 경우 금융감독원, 증권 범죄는 금융위 산하 증권선물위원회, 탈세 범죄는 관세청, 공정거래 위반은 공정거래위원회 등 경제 분야의 전문 위원회들이 사전에 조사하고 난 뒤 결과를 통보하거나 수사 의뢰, 고발 등의 조치를 할 경우 그에 맞춰 움직였다.
하지만 각종 경제범죄가 고도화, 전문화되면서 검찰의 인지수사가 강화돼야 한다는 지적이 많았다. 실제로 오리온그룹의 횡령 · 배임 사건이나 도이체방크의 ‘옵션 쇼크’ 시세조종 의혹 등은 검찰이 먼저 내사를 벌여 수사한 사안들이었다.
게다가 공정위의 전속고발권이 폐지되면서 검찰이 직접 제보받거나 인지한 공정거래 관련 사건에 대한 수사도 크게 늘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검찰의 경제범죄 수사 강화는 또한 경제민주화, 지하경제 양성화를 내건 박근혜정부의 기조에 맞추려는 뜻도 있다. 각종 탈세로 만들어지는 지하경제를 억제하고, 일감 몰아주기 등 경제민주화에 역행하는 대기업 범죄를 바로잡아 민생을 살리고 민심을 안정시키겠다는 뜻이다. 대검 공판송무부는 이와 관련, 사회지도층 범죄에 대한 구속집행정지ㆍ보석ㆍ형집행정지 등을 자제시키는 등 법 집행의 공정성을 높일 것을 일선에 지시했다. ‘휠체어 탈옥’이라는 신조어까지 만든 재벌 오너들의 형 집행 문제를 더욱 엄격히 판정하라는 뜻이다.
검찰은 이러한 활동을 통해 유관기관과 협력이 증대되고, 관련 범죄 수사가 신속하고 정확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유관기관에서는 검찰의 금융당국 지배력을 강화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심 섞인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채동욱 검찰총장이 주례간부회의에서 “공정위, 국세청, 관세청 등 유관기관과의 역할ㆍ임무를 어떻게 하면 효율적으로 분담ㆍ획정할 것인가에 대해 고민해 달라”며 “과거와 같이 권위적이고 군림하는 태도에서 벗어나 역지사지하는 마음으로, 겸허와 배려의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주문한 것도 이를 의식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검찰 관계자는 이에 대해 “10년 전만 해도 검찰청이 중심이 돼 모이라고 하면 기관에서 무조건 모였지만, 이제는 각 기관도 강제수사 할 수 있는 권한이 법제화가 많이 이뤄진 만큼 협력체제를 구축할 때가 됐다”며, “특정 전문 분야의 수사에 대해선 유관단체들이 참여하는 특정 수사 체제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조용직ㆍ김재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