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주택재고시장은 물론 분양시장마저 불투명한 하반기 부동산시장을 견인할 대안은 없을까. 4ㆍ1대책 발표 후 일부 거래가 살아나면서 가격이 꿈틀대던 주택시장은 6월 들어 급전직하로 떨어졌다. 7월부터 취득세 감면이 사라지는 데다 후속입법이 줄줄이 발목이 잡히고 금리까지 오름세를 보이면서 주택시장은 재차 빈사상태로 빠져들고 있다.
하반기에 거래 절벽→매매가 하락→전ㆍ월세 상승이라는 악순환이 재연될 공산이 크다. 4ㆍ1대책 이후 가장 큰 효험을 본 강남권은 이미 급랭 상태에 접어들었다. 정상화 기미를 보였던 서울 잠실주공, 개포 시영, 대치 은마아파트 등 재건축단지 주변 중개업소의 매물 게시판에는 줄줄이 호가가 하향 조정된 급매물이 내걸렸지만 손님은 눈 씻고 찾아봐도 없다. 거래량 통계도 급격히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취득세 감면 시일이 완료된 후 주택거래가 최고 50%까지 줄어든 것을 감안하면 7월 거래 감소폭은 예상을 뛰어넘을 수도 있다. 건설산업연구원이 하반기 전망 세미나에서 2%대의 매매가 추락을 예상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최근 들어 위례신도시 등 일부 지역 분양시장이 다소 견인하는 효과는 있을 것이나, 이 역시 오래 지속되지 못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외적으로는 미국의 유동성 회수와 글로벌 경제불안, 수출 부진 등이 악재로 작용해 구매력이 떨어지고 내적으로 공급과잉, 부동산 기피심리, 후속입법 지연 등이 겹쳐 부동산시장이 재차 장기침체 국면에 접어드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크다. 대안은 없는 것일까.
수도권 미분양 절반이 준공후 악성방치 지속 투자이민제·렌트푸어 해소 등 특별대책 시급
미분양은 시장 발목을 잡는 주 요인 가운데 하나다. 정상분양가의 절반 이하 가격으로 재분양되다 보니 시장 회복을 더디게 한다. 특히 수도권 미분양은 더욱 그렇다. 5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6만6896가구로 전국적인 수치로 보면 감소 추세다. 하지만 전국의 절반을 차지하는 3만3000여가구의 수도권 미분양은 최근 10년 동안 가장 많은 물량으로 좀처럼 줄지 않고 있다.
더욱 심각한 것은 수도권 미분양의 절반은 준공후 미분양으로 악성 방치 상태라는 것이다. 김포를 비롯해 고양, 파주, 용인의 4대 주택시장이 수도권에 막대한 악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도 수도권 미분양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이들 준공후 미분양의 74.2%인 1만1574가구가 대형 평형이다. 외부 유입에 의존적인 입지성과 인프라 미비, 2기 신도시 및 보금자리 추가 분양 등을 감안하면 이는 해소되기 힘들다.
입지를 비롯해 지역 수급문제를 한꺼번에 푸는 방법은 정책이다. 예컨대 중국 등 외국인 투자자에게 제한적으로 개방하는 투자이민제 등을 검토해봄 직하다. 건설산업연구원 김연아 박사는 “인천경제자유구역 및 제주 등 외국인투자지역의 휴양 목적 체류시설에 투자할 수 있도록 되어 있는 투자이민제를 수도권 대형 미분양 주택에 일시적으로 적용해봄 직하다”며, 때마침 국내 부동산에 차이나 머니가 핫이슈로 떠오르고 있어 어느 정도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제주도, 부산 등 국지적으로 투자이민제가 효과를 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므로 적극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아울러 하우스푸어나 렌트푸어 대책을 이들 지역에 우선 적용, 시장 기능을 되살리고 추가 신도시 및 택지개발 구조조정, 임대주택 리츠에 해당지역 미분양 아파트 매입을 권고하는 것 등이 대안이 될 수 있다.
취득세 감면 연장으로 잠재구매자 수요 창출 대폭적인 세제개편 통해 ‘출구 모멘텀’ 모색을
단기적으로 취득세 감면 연장이 절대 필요하다. 거래절벽 상황을 완화하고 여유자금을 지속적으로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단기 조치로 가장 효과가 크다. 이는 과거 취득세 감면 사례에서 여실히 증명된다. 지난 2011년 취득세를 50% 감면하자 월 9만건이던 주택거래량이 11만건으로 급상승했다. 2012년에도 취득세 감면이 적용된 10~12월 3개월간의 평균 주택거래량이 11만건으로 비감면 월평균치 7만5000건보다 31.8% 증가하는 등 거래량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된다. 잠재 구매자들이 시기를 조정, 감면기간 내에 구입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감면기간이 끝나면 거래 급감이라는 악영향을 초래해 경착륙 우려도 있다. 올 1월 거래가 5만4600건으로 지난해 12월 13만7000건의 40% 수준에 머무른 것이 증거다. 따라서 4ㆍ1대책 후속입법 등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고 재차 시장이 나락으로 떨어지는 점을 감안하면 우선 취득세 감면 시한부터 연장하는 게 옳다.
나아가 지방세수 감소 및 주택세제 문제는 대폭적인 세제개편을 통해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다. 실제적으로 우리의 취득세율 4%는 너무 높다. 미국과 캐나다 주택 취득세율은 각각 1%, 1.3%에 불과하고 영국과 프랑스도 2%, 2.5%다. 더구나 2006년 이후 실거래가 과세에 따라 취득세 과표가 무려 3배나 올랐으나 취득세율은 5%에서 4%로 낮아지는 데 그쳐 주택 취득에 따른 실제 부담은 2.5배나 커진 상황이다. 매번 조령모개로 취득세율을 조정, 땜질식으로 시장을 왜곡하는 것을 지양해야 한다. 거래세 인하, 보유세 강화 등을 주요 골자로 한 세제개편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는 만큼 조속히 착수해야 한다. 취득세 인하가 세수 인하로 이어져 지방재정 악화를 초래한다는 억지 논리도 설득할 필요가 있다. 세율보다 과표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한양대 이창무 교수는 “일단 언덕에 걸쳐 있는 차를 내리막으로 확실하게 밀어줄 수 있는 모멘텀이 필요하다”며 세수와 거래를 장기 안정시킬 세제개편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폐지등 관련법안 표류중 4·1대책 후속입법 조속처리…시장불씨 살려야
현오석 경제부총리는 사석이나 공석에서 부동산 경기 회복을 위해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를 최우선적으로 폐지할 정책과제라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이는 지난 2009년 MB정부 때부터 추진해온 해결과제로 시장에서는 콩으로 메주를 쑨대도 믿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5년 동안 국회 문턱에서 좌절돼온 난제일 뿐이다. 4ㆍ1대책 후속입법 역시 이 같은 수렁에 빠져들고 있다. 국정원 선거개입 문제로 정치권이 난타전에 빠져들면서 수직증축 리모델링 허용 법 개정안을 비롯해 분양가상한제, 주택임대관리업 신설, 렌트푸어 대책 등의 법안이 줄줄이 발목이 잡혔다. 수직증축 리모델링을 위한 주택법 개정안은 지난 25일 국토교통위원회 법안심사소위가 철도 경쟁체제 도입에 대한 여야 간 이견으로 열리지 못하면서 이번 국회 처리가 무산됐다.
금주 주 내 소위를 다시 연다 해도 소위를 거쳐 상임위원회, 법제사법위원회, 본회의 상정까지 마치려면 최소한 1주일 이상 걸려 9월 정기국회로 넘어가게 됐다. 재건축 활성화를 위해 개발부담금을 한시적으로 감면해주기로 한 관련 후속입법 역시 국토위 소위에 계류된 상태다. 부동산 투자 촉진을 위해 앞으로 1년간 대규모 투자를 하는 개발사업자에게 수도권은 50%, 그 외 지역은 100% 개발부담금을 감면해 주는 제도로 정부가 재건축 등을 활성화하기 위해 도입한 조치다. 단골 메뉴인 분양가상한제 신축 운용과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 정책은 이번에도 ‘보류 대상’이다. 분양가상한제 폐지는 정부가 2011년부터 발표한 6번의 부동산종합대책에 모두 포함됐지만 번번이 무산됐고, 이번 국회에서는 논의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다. 4ㆍ1 대책 후속입법 조기 처리 불발은 과거 정부와 차별적으로 인식했던 박근혜정부의 부동산정책에 재차 불확실성을 야기, 향후 정책효과에 심각한 타격을 줄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