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황유진 기자]“제가 일하는 어린이집은 보조교사 없이 원장님하고 선생님까지 4명이 전부입니다. 선생님 한 분이라도 결근을 하게되면 정신이 없어요. 결근을 하면 원장님이 짜증을 많이 내니까 아파도 병원가기가 눈치보여서 약만 사먹고 마는 편이에요. 아마 대부분 어린이집 선생님들이 다 그럴걸요?”(P시 민간어린이집 교사)
보육교사의 상당수가 부당한 일을 당하고도 참고 지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인권위원회가 20일 발표한 ‘보육교사 인권상황 실태 결과’에 따르면 부당한 경험에 대한 대응 실태를 묻는 질문에 ‘참고 지낸다’는 대답이 812명(77.7%)으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반면 ‘노동부 관할 행정기관에 신고한다’거나 ‘민간 상담기관에 상담한다’ 등 공식적인 대응을 하는 경우는 2%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보육교사가 경험한 부당 행위로는 ‘학부모의 불쾌한 언행’이 732명(44.9%)로 가장 많았다. 그 밖에 ‘정해진 업무 외의 지시’가 595명(36.5%), ‘상사의 언어폭력’이 263명(16.1%), ‘동료의 언어폭력’은 133명(8.2%), ‘부당한 징계’가 67명(4.1%)으로 뒤를 이었다.
부당행위에 대한 이의제기 시 원장의 반응은 ‘즉각 수정 또는 타협안 모색’이 328명(42.1%), ‘간접적으로 퇴직유도’라고 응답한 경우는 159명(20.4%), ‘언어폭력 및 폭행 또는 협박(해고 등)’은 79명(10.1%) 순이었다. 결과적으로 폭력, 해고 등과 같은 강압적인 행동이 30.5%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육교사가 업무로 인해 겪는 질병으로는 정신적 스트레스 질환이 662명(40.6%)으로 가장 많았다. 하지만 스트레스를 포함해 질병을 얻은 교사들 중에는 휴직을 한 경험이 없는 경우가 1230(94.5%)명 이었으며, 휴직을 한 경험이 있는 경우는 72(5.5%)명에 그쳤다. 특히 업무로 인한 질병 및 사고를 겪더라도 ‘견딜만한 질병은 그냥 참고 넘어간다’는 대답이 1014명(72.6%)으로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인권위는 “보육교사들이 겪는 인권침해 사례를 면접조사를 통해 알아본 결과 보육교사들은 학부모로부터 가장 많은 부당 행위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원장이나 동료교사들의 눈치를 살피며 병가를 내거나 휴직을 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어 보육교사에 대한 사회적 인식에 변화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