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LIG건설이 소비자들에게 기업어음(CP)을 팔던 2011년 초, LIG그룹의 계열사는 부동산 담보를 받고 LIG건설에 돈을 빌려준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중앙지법 파산6부(수석부장 이종석)는 LIG그룹의 계열사인 주식회사 LIG가 LIG건설 법정관리인을 상대로 “회생담보권을 확정해달라”며 제기한 회생담보권조사확정 재판에서 주식회사 LIG의 손을 들어줬다고 20일 밝혔다.
주식회사 LIG는 LIG건설의 법정관리 신청 직전인 2011년 2월 LIG건설에 80억원을 빌려주면서, 부산과 충남 아산의 부동산을 LIG건설로부터 담보로 받았다. 주식회사 LIG는 이전에도 여러 차례 LIG건설에 자금을 대준 바 있지만 한번도 담보를 받은 적은 없었다. 당시 LIG건설의 재무상황에 대해 이미 LIG그룹 계열사는 채권을 회수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판단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LIG그룹 측은 그간 LIG건설을 살리기 위해 그룹 차원의 자금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고 주장해왔다.
이 시점은 LIG건설이 일반인들에게 CP를 법정관리 직전 막바지로 발행한 때이기도 하다. CP는 기업이 담보없이 자기신용으로 발행하는 것이기 때문에 기업이 부도가 나면 원금을 떼이게 된다. 실제 LIG는 2009년부터 2011년 3월초까지 2200억원 어치의 CP를 발행하고 법정관리를 신청해 수백명의 피해자를 낳았다.
또 LIG건설은 다른 금융기관 등에서 돈을 빌릴 때는 법정관리와 동시에 휴지조각이 될 가능성이 높은 주식과 회사채를 담보로 제공했다. 법정관리 여부와 관계없이 가치가 안정적인 부동산 담보와는 성질이 다르다.
주식회사 LIG는 LIG건설 법정관리 이후 담보로 잡은 부동산에 대해 회생담보권으로 신고했지만 법정관리인이 회생담보권이 아닌 회생채권으로 인정하자 이번 재판에 나섰다. 회생담보권은 회생채권에 비해 조기에 원금의 100%를 변제받고 이자까지 지급받는 것이 일반적이다.
LIG건설 법정관리인은 “LIG건설이 주식회사 LIG에 부동산 담보를 제공함으로써 LIG건설의 재산을 절대적으로 감소시키고 결과적으로 다른 채권자들에게 큰 손해를 입혀 편파행위를 했다”고 항변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신규로 돈을 차용하면서 담보를 설정하는 행위는 기존채무에 대한 추가담보 제공이 아니므로 편파행위로 볼 수 없다”며 회생담보권임을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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