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영상 기자]재계는 박근혜 대통령에 이어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경제민주화 과잉입법으로 기업이 위축돼선 안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자 환영을 하는 분위기다. 과속의 경제민주화 입법이 경영에 최대 걸림돌이었는데, 최근 파상적으로 펼쳐지는 국회발(發) 입법에 대한 제동 흐름이 엿보이자 반색하고 있는 것이다.

재계는 그렇지만 어쨌든 경제민주화 과속에 제동을 거는 듯한 정부와 달리 정치권이 ‘나 몰라라’하며 여전히 경제민주화 공세를 펼칠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대통령의 당초 공약보다 정치권이 한걸음 나아간 법안에 집착하고 있는데, 공세는 여전하고 오히려 더 거세질 것이라는 게 재계의 불안감”이라며 “최소한 정부와 여당이 조율하지 못하고 있어 걱정”이라고 말했다.

재계는 6월 국회가 일감몰아주기 규제, 통상임금, 순환출자 금지 등의 메가톤급 현안을 폭풍처럼 밀어부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경영하기 어렵다는 하소연은 점점 커지고 있다.

배상근 전경련 경제본부장은 “누누이 밝혔듯이 경제민주화에 대한 당위성은 공감하지만 그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국민적 사회적 충분한 논의나 검토없이 졸속으로 가는 것은 시장경제를 위해서도 좋지 않으며, 기업을 옥죄고 투자 의욕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재계는 정무위에서 논의 중인 일감몰아주기 규제와 신규순환 출자 금지 등 장기적으로 일자리창출을 저해할 수 있는 법안들에 대한 경계령을 내리고 있다. 계열사간 거래에 대한 규제 강화 내용을 담고 있는 공정거래법이 통과될 경우의 후폭풍에 대해서도 심각하게 고민 중이다. 정리해고 요건 강화와 최저임금 하한선 설정 같은 노동시장 유연성을 해칠 수 있는 법안에 대해서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0대그룹 관계자는 “가도 가도 끝이 없는 산 등성이를 넘고 있는 듯한 느낌”이라며 “정치권이 내놓는 법안들 하나 하나가 메가톤급 위력이 있어 기업 경영에 머리털이 곧추설 정도의 위기감을 느끼고 있는 게 사실”이라고 했다. 4대그룹 임원은 “상생, 소통 등에 나서면서 갑을문화 개선에 재계가 앞장서고 있는데, 갑(甲)으로만 매도하면서 생사 여탈권을 쥐려는 정치권의 포퓰리즘은 문제가 많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