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재현ㆍ서상범 기자]김용판 전 서울지방경찰청장이 경찰의 국가정보원 대선개입 의혹 수사 과정에서 사건 축소ㆍ은폐를 지시했다는 검찰 수사 결과가 14일 발표되자 경찰 조직이 발칵 뒤집혔다.
황정인 서울 강남경찰서 수사과장은 “대단히 충격적이고 국민에게 부끄럽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경찰이 해체에 준하는 뼈아픈 자성과 구조적 보완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의 한 경감급 경찰간부도 “설마했던 수사개입과 압력이 사실로 밝혀졌다”며 “국민의 신뢰를 얻기위해 애쓴 모든 경찰들의 노력을 물거품으로 만든 참담한 사건이다”는 반응을 보였다.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이번 국정원 사건을 ‘국정원 게이트’로 규정하며 강하게 비판했다. 표 전 교수는 “대통령선거에 서울경찰청장이 개입해 허위사실을 수사결과로 공표해 투표권을 유린했다”며 “‘국정원 게이트’에 대한 국정조사를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국가정보원의 대선ㆍ정치 개입 의혹’ 사건을 수사해온 검찰은 국정원 직원이 대선기간 동안 67건의 ‘공직선거법 위반’성격의 글을 작성한 것을 확인했다.
검찰에 따르면 선거 개입 혐의를 받고 있는 댓글을 작성한 국정원 심리정보국 직원 등은 모두 9명이었으며, 이들은 2012년 9월 19일부터 같은 해 12월 14일까지 67개의 글을 썼다. 구체적으로 민주당을 비판한 글은 28건, 이정희를 비판한 글은 26건이었으며 문재인, 안철수 후보를 직접 거론하며 비판한 글이 각각 3건이었다. 박근혜 당시 후보를 실명 거론하며 옹호한 것은 3건이었다.
검찰은 이들 67개의 글과 인터넷의 다른 사람 글에 찬반 표시를 한 기록을 증거로 원 전 원장에게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불구속 기소하기로 결정했다.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은 수서경찰서의 78개 키워드 분석 의뢰에도 불구하고 키워드를 4개로 축소시키는 등 수사에 개입해 축소하려 하고, 선거를 앞두고 기습적으로 중간 수사발표를 하는 등 선거에 영향을 미친 혐의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또 검찰의 압수수색과정에서 컴퓨터 하드디스크에 들어 있는 내용을 지워 증거를 인멸한 서울경찰청 사이버범죄 수사대 박모 경감은 증거인멸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