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도현정 기자]혼수 이불을 장만하면서 베개를 덤으로 얻어오던 시절은 지났다. 몇 년 째 불황이 지속되는 와중에도 숙면을 위해서라면 돈을 아끼지 않는 ‘웰슬리핑(well-sleeping)족’들이 기능성 침구 시장의 성장을 이끌고 있다.
기능성 침구는 주로 메모리폼이나 라텍스 등의 재질을 이용해 인체공학적 설계를 바탕으로 만든 매트리스나 베개를 일컫는다. 기능성 침구는 잠을 자는 동안 몸을 편안하게 감싸줘, 척추나 경추를 바르게 받쳐주는 역할을 한다. 대표적인 기능성 침구 브랜드인 템퍼가 미항공우주국(NASA)에서 우주선 이착륙시 발생하는 엄청난 압력을 흡수하기 위해 개발한 신소재를 매트리스 생산에 활용한 것이, 기능성 침구의 역할을 잘 보여준다.
이런 기능성 침구들은 고가임에도 불구하고 최근 몇 년 새 높은 매출 신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에 입점한 메모리폼 침구 브랜드 까르마는 지난 1월부터 지난달까지의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3.5% 신장했다. 롯데가 올 봄ㆍ여름 매장 리뉴얼을 단행하면서 본점에 구성한 기능성 침구존은 매출이 25% 올랐다. 같은 매장이 영등포점에서는 77%, 일산점에서는 46%나 매출이 신장했다.
현대백화점에서도 기능성 베개 브랜드 로프티의 올해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8%나 신장했다. 최근 인기를 얻고 있는 로프티의 히트 상품은 테크노젤을 활용한 것으로, 젤 성분이 들어있어서 시원한 느낌을 주는 것이 특징이다. 베개 한 개에 20만~30만원일 정도로 고가이지만 열대야를 앞두고 인기가 치솟아, 이달 로프티 전체 매출을 지난해 6월에 비해 22%나 끌어올린 주역이 됐다.
현대에서 메모리폼 특화 매트리스인 템퍼의 매출도 지난달부터 이달까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9%나 늘었다. 템퍼는 기본 모델 퀸사이즈의 가격이 300만원대로, 일반 매트리스에 비해 고가이지만 매년 국내에서 꾸준히 10%대의 성장을 하고 있다.
기능성 침구의 고성장은 일반 침구와 비교해보면 더욱 뚜렷하게 나타난다. 신세계백화점에서 일반 매트리스는 지난 1월부터 지난달까지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 이상 떨어졌다. 그러나 메모리폼, 라텍스 등을 소재로 한 기능성 매트리스는 매년 20~30%씩 매출이 오르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에서 기능성 베개의 매출도 큰 폭으로 올랐다. 지난 1월부터 지난달까지의 매출은 20% 가까이 신장했고, 지난달 중순부터 무더위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자 매출 신장률이 60%까지 치솟았다. 신세계에서도 시원한 쿨링젤 성분이 들어간 기능성 베개가 인기다.
기능성 침구 브랜드들은 가격대가 다소 높다보니 경제력이 뒷받침되고 건강에 관심이 많은 중년층을 타깃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의외로 20대나 30대 젊은 소비자들이 많이 찾고 있다는 게 유통업계의 전언이다. 현대인들의 생활 양식은 하루 종일 컴퓨터 작업을 하는 등 어깨와 목에 무리가 가는 일이 많고, 바르지 않은 자세나 운동 부족 등 척추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는 요소가 많아 숙면에 대한 수요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조용태 신세계백화점 과장은 “최근 젊은 고객들이 기능성 침구 제품을 찾는 경우가 늘고 있고, 특히 라텍스나 메모리폼 매트리스는 젊은 고객 비중이 더 큰 편이다”라며 “업무 등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숙면을 통해 풀고, 피로를 회복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많아 진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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