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장편 영화 ‘마이 라띠마’로 감독 신고식을 치른 유지태. 비록 상업물이 아닌 저예산 영화지만 감독 유지태의 색깔과 강렬한 메시지를 접할 수 있다. 이주 여성이 한국에 오면서 겪는 시련과 고통, 그리고 한 남자를 만나게 되면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섬세하게 연출했다.

이주여성으로 분한 배우는 신예 박지수다. 박지수는 첫 스크린 데뷔임에도 불구하고 원어민 못지않은 대사와 몰입도 높은 연기를 선보이며 관객들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특히 배수빈과 함께 수위 높은 베드신을 연출하며 과감한 면모를 선보이기도 했다.

유지태 감독은 연기를 위해 어떠한 투혼도 마다하지 않는 박지수에게 굉장히 고마워하는 눈치였다. 그는 “애초에 (박)지수에게 노출 여부에 대해 물었다”며 말문을 열었다.

“수영과 라띠마의 현실을 그려낸 꼭 있어야 할 장면이었죠. 만약 그런 부분들이 없다면 영화가 본질하고 멀어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지수에게 노출을 이용하지 않을 거라고 말했죠. 지수와 노출 수위까지 상의했고요. 영화에서 어느 정도까지 보일 것인지도 말했어요. 굳이 노출을 말하는 게 아니라, 앞으로도 배우 생활에 있어 이 정도의 고생은 충분히 감내해야 한다고 조언했죠.”

유지태와 배수빈은 첫 연기에 도전하는 박지수를 보채지 않았다. 편안하게 표현할 수 있도록 기다렸다. 이와 관련해 유지태는 “기다릴 수 있는 만큼만 기다린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수가 연기에 대한 능력이 있다는 건 알았죠. 과거 제 모습을 돌이켜 보면 저는 모델 출신이라는 꼬리표가 달려 있었어요. 연기는 못하지만, 비주얼은 된다는 뉘앙스가 있어서 그걸 깨고 싶었죠.”

그러나 그의 관록 있는 연기는 자신을 향한 사람들의 편견을 부숴 버렸다.

“배우는 창의적인 생각을 지녀야 해요. 자신의 생각이 무시 당하면 제대로 된 색깔을 발휘하지 못하죠. 지수에게 그런 그늘을 만들어주고 싶지 않았어요. 더 깊이 얘기하자면요. 상처 받은 사람이 더 따뜻할 것 같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아요. 당한 사람이 더하죠. 최대한 트라우마가 없는 배우가 되야 한다고 생각해요.”

배우에 대한 배려는 지키지만, 원칙을 어기는 것은 아니다.

“‘부당거래’의 대사를 보면 배려를 권리라고 착각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하잖아요.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기준은 지켜야겠죠. 지수에게 배우로 존대 받을 수 있는 좋은 발판을 만들어주고 싶었어요.(웃음) 저 뿐 아니라 우리 (배)수빈 씨도 많이 배려했죠. 배우는 냉정하게 평가 받아야 합니다. 그러고 보면 어느 덧 진짜 배우가 되는 거죠.” 양지원 이슈팀기자 /jwon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