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 스타를 스크린에서 보는 일은 흔하디 흔해졌다. 일명 ‘연기돌’로 불리기도 하는 이들은 초반에는 안방극장을 공략했고, 나아가 영화에 진출했다. 물론 예전에도 아이돌 그룹 멤버들이 영화에 출연한 경우는 많았지만 대부분 대실패로 끝났다. 요즘 추세는 정반대다. 오히려 아이돌이 각광받고 있다.

최근 500만 돌파를 앞둔 영화 ‘감시자들’ 속 2PM 멤버 준호는 능글맞고 깐죽거리는 캐릭터로 완벽히 분해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설경구와 정우성의 그늘에 묻힐 줄 알았건만, 이들 사이에서도 죽지 않는 존재감으로 빛을 냈다.

아이돌 스타의 스크린 점령 사례 중 가장 두각을 나타낸 건 수지였다. 1년 전 ‘건축학개론’으로 스크린을 강타한 수지는 여전히 ‘국민 첫사랑’으로 불리고 있다.

이 외에도 FT 아일랜드 이홍기는 ‘뜨거운 안녕’의 주연을 맡아 극을 이끌었다. 빅뱅의 탑(최승현)은 ‘동창생’ 개봉을 앞두고 있다. 소녀시대 유리는 이종석과 함께 출연한 ‘노브레싱’ 촬영 중이며, 앞서 제국의 아이들 동준은 소지섭과 ‘회사원’을 통해 호흡을 맞추기도 했다.

이처럼 아이돌 스타들은 단순히 드라마를 넘어 영화까지 섭렵하며 위력을 과시하고 있다. ‘발연기’라는 비난을 받지 않도록 내공을 탄탄히 다지고 있기도 하다.

때문에 영화의 투자자들은 더욱 아이돌 스타를 반기는 추세다. 한 영화 감독은 “연기를 잘 하는 배우들로 포진됐더라도, 꼭 아이돌 스타는 한 명씩 있길 원한다. 그래야 마케팅이 잘 되고, 흥행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라고 귀띔했다.

투자자들이 아이돌을 반기는 이유는 10대 관객들의 팬덤과 마케팅 때문이라는 것이다. 게다가 요즘 ‘연기돌’들은 연기력도 꽤나 호평 받고 있으니 투자자들이 이들을 반기는 이유는 어찌 보면 당연하다.

하지만 아이돌 스타로 인해 무명 배우들이 설 곳이 더 없어졌다는 사실도 부정할 수 없다.

한 영화 관계자는 “‘스타급’이 아닌 이상 조연 배우들이나, 이름 없는 배우들이 설 곳이 없어졌다. 함께 영화를 했던 사람으로서 안타까울 따름”이라며 혀를 내둘렀다.

앞으로도 아이돌이 출연하는 영화는 포진돼 있다. 이는 곧 설 자리를 잃은 무명 연기자들 역시 증가는 말이기도 하다. ‘연기돌’과 기존 조연 배우들이 공존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지 안타까울 뿐이다. 양지원 이슈팀기자 /jwon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