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량진 상수도관 작업 수몰사고
불어난 강물유입 구조 난항
실종자 6명 생존 가능성 낮아
“여태 뭐하고 있나요. 제발 동생 시신이라도 찾아주세요.”
16일 서울 노량진 배수지 근로자 수몰사고 현장에서 만난 수몰자 가족들은 애간장이 타들어가고 있었다. 수몰된 근로자로 파악되고 있는 박웅길(55) 씨의 누나 박모 (59) 씨는 현장에서 밤을 꼬박 새워 붉게 충혈된 눈으로 오열했다. 그는 “밤새도록 뭘했는지 모르겠다”고 발을 굴렀다. 박웅길 씨는 중국 헤이룽장성 출신으로 5년 전 한국에 왔다.
지난 15일 오후 5시29분 서울 동작구 노량진1동 한강대교 남단 서울시 상수도관 부설 작업 현장에서 인부 7명이 갑자기 유입된 강물에 휩쓸려 조호용(60) 씨가 숨지고 이승철(54) 씨 등 6명이 수몰됐다.
구조작업이 이뤄지려면 잠수부를 투입, 수색을 해야 하지만 유입구와 터널 안이 물로 가득차 구조인력을 투입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소방당국은 밤새 수중펌프 6대를 동원해 배수작업을 벌였지만 맨홀을 통해 한강물이 지속적으로 유입돼 수색작업을 벌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번 사고는 갑자기 불어난 강물이 공사 현장으로 유입된 까닭이지만, 장맛비가 이어지는 가운데 공사를 강행했고 위험 상황이 근로자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않은 점 등을 감안할 때 안전 불감증이 부른 인재(人災)라는 지적을 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지난 5일 동안 중북부지방을 중심으로 많은 비가 내리며 한강수위가 점차 오르고 있는 상황에서 무리하게 진행한 공사였다. 이번 공사의 하도급업체인 중흥건설 관계자는 “당시 비가 오지 않았다. 팔당댐이 방류 중이었는데, 청소를 하다 미처 못 나온 것이다. 철수를 하라고 현장관계자들에게 연락을 했는데 미처 나오지 못했다. 왜 그랬는지는 사태파악을 해봐야 한다”고 해명했다.
수몰된 6명의 생존 가능성은 극히 낮아 보인다. 지하공사 현장에는 대피소나 외부로 연결되는 통로가 없어 수몰된 인부 중 구조될 사람은 거의 없을 것 같다는 게 소방당국의 입장이다. 소방당국은 16일 오전 7시께부터 약 2시간 동안 작업장 안으로 강물이 유입되는 것을 막기 위해 막음막을 설치하고 물을 빼내기 위한 배수작업을 벌이고 있다. 물을 빼내기까지는 10여시간이 걸릴 예정이다. 때문에 16일 저녁께나 수몰된 근로자들의 생사를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소방당국은 수몰자가 지하 45~48m에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서울시도 이번 사고로 ‘전시행정’을 벌였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는 지난해 “시가 건설 및 발주하는 모든 공사 정보를 시민들에게 공개하겠다”며 ‘건설알림이’(cis.seoul.go.kr) 시스템을 개발해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하지만 이번 사고가 발생한 사업은 시 홈페이지는 물론 해당 시스템에서도 쉽사리 공사정보를 찾아볼 수 없다. 사고가 발생한 ‘올림픽대로 상수도관 이중화 부설공사’는 총 예산이 200억5700만원이 소요되는 공사로, 공사정보와 공사 진행상황이 실시간 동영상으로 제공돼야 한다. 이에 대해 시 도시기반시설본부 관계자는 “사업명으론 검색이 되지 않지만 특정 분류 항목을 별도 체크하면 볼 수 있다”면서 “보다 쉽게 시민들이 시스템을 이용할 수 있도록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황혜진ㆍ 박병국 기자ㆍ강대한 인턴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