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독재 시절 경찰 간부의 딸을 살해했다는 누명을 쓰고 억울하게 옥살이를 한 정원섭(79) 씨가 국가로부터 손해배상을 받게 됐다.
서울중앙지법 민사33부(부장 박평균)는 정 씨가 가족과 함께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26억3752만원을 배상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고 16일 밝혔다.
정 씨는 1972년 10월 10일 한 강간 살해 사건의 범인으로 세상에 알려졌다. 피해자는 그보다 13일 전 춘천시 논둑에서 성폭행당한 뒤 숨진 채 발견된 춘천경찰서 파출소장의 아홉살 난 딸이었다.
경찰은 피해자가 자주 다닌 만화가게 주인 정 씨를 범인으로 지목했고, 정 씨는 물론이고 주변 인물까지 고문한 끝에 열흘 만에 정 씨로부터 자백을 받아냈다.
이후 검찰 수사 및 재판과정에서 정 씨와 증인들의 진술이 뒤집혔지만, 법원은 그에게 무기징역형을 선고했다. 그는 15년여를 복역한 뒤 모범수로 가석방됐다.
정 씨는 2007년에야 진실ㆍ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의 진실규명 결정을 받아냈고, 2009년에는 법원의 재심을 통해 누명을 완전히 벗을 수 있었다.
김성훈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