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서상범 기자]구로구의 한 오피스텔에서 경비일을 하는 박금선(61) 씨는 최근 주요 업무가 하나 늘었다. 바로 입주민들이 버리는 종량제 쓰레기 봉투에 음식물 쓰레기가 섞여있지 않나를 확인하는 것이다.

박 씨는 “음식물 쓰레기 종량제가 시행되면서 음식물을 검은 비닐에 몰래 넣어 일반 쓰레기 봉투에 버리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며 “이 경우 수거업체에서 아예 가져가지 않기도 해 시간날 때마다 내용물을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음식물쓰레기 종량제가 실시된 지 한 달여. 음식물 쓰레기량을 줄이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는 가운데 일부 얌체족들의 편법 쓰레기 처리가 눈살을 찌뿌리게 하고 있다.

위 사례처럼 분리배출 하도록 돼있는 음식물 쓰레기를 일반쓰레기 봉투에 담아 함께 내놓는 고전적 수법이 있는가 하면 대학가에서는 자신의 집에서 배출된 음식물 쓰레기를 따로 모아뒀다가 학교 쓰레기통에 버리는 얌체족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서울 A 대학교에서 청소일을 하는 김효숙(가명ㆍ51) 씨는 “매일 아침 교내 쓰레기통을 비우다보면 정체불명의 검은 비닐이 종종 목격되는데, 풀어보면 십중팔구 먹다남은 밥, 과일찌꺼기와 같은 음식물 쓰레기”라고 말했다.

최근에는 음식물 찌꺼기를 줄여준다는 분쇄기가 인기를 끌면서 허가받지 않은 값싼 불법 분쇄기를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9일 기준 환경부 인증을 받은 분쇄기는 73개 제품이지만 현재 인터넷에서는 인증받지 않은 외국산 제품이 정품 보다 20~30% 저렴한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이들 제품은 규정에 따라 음식물쓰레기의 20% 까지만 분쇄해 흘려보내도록 돼 있는 정품과는 달리 음식물쓰레기를 모두 분쇄해 하수구로 흘러보내고 있을 뿐만 아니라 제대로 분쇄하지 못해 하수구 막힘 등 추가 피해를 불러오고 있다.

이처럼 음식물 쓰레기 배출에 대한 편법이 판을 치자, 정부도 이에 대해 강력한 단속을 실시할 예정이다.

각 지자체는 종량제봉투 수거시 확인을 통해 분리배출을 하지않은 경우 최대 3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할 계획이다.

환경부 폐자원관리과 관계자는 “허가받지 않은 음식물분쇄기에 대한 단속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단속도 중요하지만 시민들 스스로 올바른 분리배출에 힘써야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음식물쓰레기종량제는 음식물 쓰레기 양만큼 비용을 차등 부과하는 방식이다. 아파트 등 공동주택에서는 RFID(전자태그) 시스템을, 단독주택에서는 납부칩ㆍ스티커제나 전용봉투제를 채택한다. 지난달 2일부터 전국적으로 실시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