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홍승완 기자] 일본 전자산업의 자존심인 소니(SONY)의 반격이 시작됐다. 전사적인 역량이 담긴 제품들을 잇달아 시장에 내놓으면서 전과는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섯부른 감은 있지만 부활의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언급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변화의 조짐이 가장 뚜렷한 곳은 스마트폰. 소니가 올해 내놓은 전략 스마트폰 엑스페리아Z와 엑스페리아A는 지난달 일본 스마트폰 시장에서 36%의 점유율을 기록하면서 3년만에 자국시장 1위를 탈환했다. 부동의 1위였던 애플을 주저앉혔다. 엑스페리아Z는 지난 1분기 일본 시장에서 가장 많이 팔린 휴대폰이 됐고, 세계시장에서도 40일만에 500만대 가까이 팔렸다.
지난 4일에는 프랑스에서 6.4인치 풀HD 스마트폰 엑스페리아Z 울트라를 공개하기도 했다. 이제 첫 인사를 했을 뿐이지만 현지의 반응은 좋다. 디자인과 디스플레이 부분에서 진일보 했을 뿐 아니라, 소니의 강점이자 자산인 ‘클리어 오디오 플러스’ 기술과 워크맨 앱 등이 제품에 탑재되면서 ‘소니답다’는 평가도 끌어 냈다. 오는 15일에는 스마트워치2도 선보인다.
이런 변화는 TV와 영상기기 분야에서도 감지된다.
소니는 올해 내놓은 65,55인치 UHD TV에 자체기술인 ‘트리루미노스‘(Triluminos) 기술을 적용했다. LED의 백라이트유닛과 스크린 사이에 적용되는 일종의 필터 기술인데 색표현력이 OLED에 필적할 만큼 뛰어나고 고휘도 구현이 가능해 셀 사이즈가 작은 UHD TV의 단점을 극복 했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원가경쟁력은 높은 반면, 전력소모도 OLED에 비해 낮아 장점이 많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소니가 UHD TV 시장에서 선전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소니는 지난 1월 미국에서 열린 CES에서 기존 OLED TV보다 해상도가 4배 높은 4K OLED TV를 공개한 바 있다. 시제품적 성격이 강했지만, 실제 OLED TV 시장이 열리는 데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을 감안하면 제품 공개만으로 마케팅적 가치는 중분하다는 분석이 많다. 4K OLED와 일반 OLED 제품을 통해 기술력만 과시하면서 실제 시장에서는 UHD TV로 승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방송장비 분야의 세계 최고 강자인 만큼 4K Theater, 4K Workflow, Super 35mm, XDCAM 등의 제품을 통해 산업 전반을 리당할 수도 있다.
소니의 강점인 이미징 사업부도 전보다 공격적인 모습을 보인다. 각종 전자기기에 사용되는 이미지 센서 비즈니스를 공격적으로 확대하고, 4K 동영상 녹화가 가능한 카메라 및 캠코더를 표준화하는 등 잰걸음을 보이는 양상이다.
게다가 올 하반기에는 세계적인 히트상품인 콘솔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4가 출격을 앞두고 있다. 소니는 플레이스테이션 4에 공을 많이 들였다. 고용량 그래픽 처리를 위해 경쟁제품인 마이크로소프트의 Xbox One과 달리 GDDR5 8GB 칩을 장착하면서도 출시가격을 100달러 이상 낮춰 발표했다. 역시나 4K 시장을 노린 수로 보인다.
소니의 변신을 시장전문가들은 주목하고 있다. 물론 스마트폰이나 TV의 판매량 자체는 삼성전자나 애플, LG전자등에 현저하게 뒤져있는게 사실이지만, 수십년간 쌓아온 소니의 브랜드 파워와 기술적 자산은 여전히 강력하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들어 전사적 역량이 응집된 제품들을 내놓고 있는 만큼, 방향성만 잘 잡으면 다시금 전자산업의 핵심 플레이어로 도약할 수 있다는 분석이 많다.
김영우 HMC 투자증권 연구위원은 “본사 빌딩을 팔면서까지 와신상담했던 소니가 전사의 역량을 결집되어 체계적으로 진격하는 모습은 충분히 위협적”이라고 평가했다.
홍승완 기자/swan@heraldcorp.com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