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대연 기자]에쿠스는 대한민국 자동차의 자존심이다. 국산차 1위, 글로벌 5위 자동차 회사인 현대자동차그룹의 모든 역량과 기술이 총동원됐다. 에쿠스는 27개월간 5200억원을 투자해 1999년 첫선을 보인 이후 수차례 개선 과정을 거쳤으며, 2009년 3월에는 10년만에 새로운 모습으로 대중 앞에 섰다. 각지고 우람한 디자인이 지금의 부드러운 곡선으로 탈바꿈한 것도 이 때다. 후륜 구동 방식과 6단 자동변속기도 함께 적용됐다.

하지만 에쿠스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지난해 11월 한번 더 변신을 시도했다. 전면부 범퍼 부위의 크롬 몰딩을 삭제하고, 보다 차분해진 느낌의 반광 라디에이터 그릴과 LED 포그램프를 적용했다. 외관에 풍겨나오는 화려함 보다는 고객들의 니즈를 최대한 반영해 주로 품격을 높이는데 치중했다.

시승은 서울 시내와 내부순환고속도로, 자유로 일대에서 진행됐다. 커다란 차체, 럭셔리한 인테리이어는 일단 기본. 운전석도 고급스러운 안락의자 처럼 편안했다. 스타트 버튼을 누르자 예상대로 차는 조용하면서도 힘찬 엔진음을 내며 출발 준비를 마쳤다. 계기판이 몰려있는 클러스터는 모든 차량 정보를 집약해서 시원한 화면으로 보여줬고, 풀컬러 헤드업 디스플레이는 속도와 방향을 앞유리에 비춰줬다.

가속패달을 밟자 차는 부드럽게 앞으로 나갔다. 속도는 밟는 대로 올라갔다. 변속충격은 거의 없었다. 순식간에 제한 속도까지 올라오는 무서운(?) 가속력 탓에 오른 발이 브레이크를 밟느라 바빠졌다. 브레이크 성능도 우수해 커다란 차체를 제어하는데 전혀 문제가 없었다. 코너링이 좀더 날카로웠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았지만 운전의 즐거움 보다는 탑승자의 편안함에 집중해야되는 플래그십 세단의 숙명도 감안해야 했다. 다만 주행모드(에코모드, 스포츠모드, 스노우모드)를 스포츠모도로 놓을 경우 좀 더 운전하는 재미가 생겼다. 에쿠스 제로백(시속 100㎞ 도달 시간)은 7초 대로 우수한 편이다.

집중하지 않으면 엔진음과 소음이 들리지 않을 정도로 차는 정숙성이 뛰어났다. 가속 투과음, 로드 노이즈, 공회전 진동 등의 개선으로 에쿠스의 최대 장점인 N.V.H(Noise, Vibration, Harshness) 성능을 이전보다 더욱 강화했다고 현대차가 강조하는 부분이다. 서스펜션의 충격 흡수력도 좋아 왠만한 과속방지턱은 크게 속도를 줄이지 않아도 부드럽게 타고 넘었다. 타 차종에 비해 고객들의 뒷좌석 거주 시간이 상대적으로 많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이번 페이스리프트에는 전작 보다 더 개선된 서스펜션이 들어갔다.

트렁크는 골프백 몇개 수준이 아니라 여성용 클래식 자전거가 들어갈 정도로 넓었다. 에너지 효율 등급 ‘5등급’이 말해주듯 실제 주행 연비는 리터당 5㎞ 정도 나왔다.

퍼포먼스 보다는 편안한 운전을 원하는 고객, 직접 운전하기 보다는 뒷좌석에 앉아 업무를 볼 일이 많은 고객에게 에쿠스는 훌륭한 차량이다. 뒷좌석에서 앉아 양 옆의 창문과 커튼(뒷 커튼 포함)을 모두 조절할 수 있고, 버튼 하나로 사실상 누워서 갈 수 있는 편안함을 주는 차는 7000만원대에서 결코 많지 않다. 벤츠의 삼각별 만큼은 아니지만 국내 최고급 차량이라는 자부심도 편안함과 함께 누릴수 있는 특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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