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29일에는 중견기업들의 목소리 들기에 나선다. 대통령이 대기업과 중소기업 사이의 어정쩡한 위치에 있는 중견기업을 콕찌어 만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 대통령은 이날 제2차 국민경제자문회의를 마친 뒤 강호갑 중견기업 연합회장(신영 회장)을 비롯한 회장단 30여명을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간담회를 갖는다.
이날 중견기업 회장단은 ‘통상임금 산정범위 확대’와 ‘중견기업법 제정’, ‘일감몰아주기 과세’ 등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주요 현안에 대한 중견기업계의 입장을 전달할 것으로 보인다.
중견ㆍ중소기업계는 그간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시키는 내용의 근로기준법 개정안에 주목해왔다. 법안이 통과됐을 때 예상되는 부담금액이 수십조에 이르는 만큼 자금여력이 없는 중견ㆍ중소기업이 줄도산에 이를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 이에 따라 중견기업연합회는 다음 달 4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중견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대토론회’를 열고 통상임금 산정범위 확대에 반대 입장을 명확히 표명할 것을 밝히기로 했다.
중견기업 육성을 위한 중견기업법 제정과 중견기업 관련법 제ㆍ개정도 빼놓을 수 없는 중견기업계의 화두다. 현재 중견기업 관련 법률은 산업발전법에만 존재한다. 이에 대해 중견기업계는 “산업발전법 이외에는 대기업과 같은 적용을 받는 중견기업 관련 규정이 다른 법률에도 확대되는 방향으로 법 개정이 이뤄지길 기대한다”는 입장을 수차례 밝혀왔다. 특히 “일부 국회의원들이 내부적으로 중견기업 성장을 위한 중견기업법 제정 준비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지면서, 법안 마련에 탄력을 붙이기 위해서라도 대통령과의 만남에서 관련 이야기가 나올 것”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중견기업계는 일감몰아주기 과세에 대해서도 “사업에 꼭 필요한 관련 업종들이 중ㆍ소규모로 오밀조밀 모여 있는 중견기업의 구조 특성상 대기업과 똑같은 일감몰아주기 과세는 적절치 않다”는 입장을 박 대통령에게 전할 방침이다. 한 중견기업 관계자는 “중견기업의 관계기업 일감 수주는 대기업의 일감몰아주기와는 그 규모나 의도, 방식 자체가 다르다”고 말했다.
중소기업이 초기 중견기업으로 성장할 경우 R&D 투자 부문에서 세액공제가 크게 줄어드는 문제에 대해서도 “기술개발과 융합이 중요한 창조경제 실현을 위해서라도 초기중소기업이 R&D에 더욱 적극적으로 투자할 수 있도록 정부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점을 건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회담에 김재희 이화다이아몬드공업 대표 등 여성 CEO 두 명이 참석하는 것도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중견련에 따르면 김 대표 등 여성 CEO들은 ‘국내 여성기업 활성화 방안과 운영상의 애로사항’등 현장에서 기업을 경영하며 보고 느낀 점들을 박 대통령에게 전할 계획이다.
중견련이 대통령과 간담회를 갖는 것은 1990년 연합회 결성 이후 처음이다. 중견련 관계자는 “그 동안 대기업과 중소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중견기업들의 목소리를 전달하고 국가경제발전을 위한 역할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며 “대통령과 국민들에게 중견기업의 역할과 존재를 확실히 각인시키고 드러낼 수 있는 기회”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슬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