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차가 도착한다. 마중 나온 사람, 기차 타는 사람들이 뒤섞인다. 흔한 기차역 풍경이다. 하지만 1895년 12월 28일 파리의 카페에 모인 35명의 관람객은 경악한다. 일부는 놀라 뛰쳐나간다. ‘기차의 도착’이란 영화가 상영되자 기차가 돌진하는 줄 오해한 것이다. 소리도 색채도 없이 요즘 보면 영화라기보다는 CCTV나 다름없었지만, 인류의 최대 오락거리인 ‘영화의 탄생’이다. 시네마토그래프로 영화를 ‘발명’한 뤼미에르 형제는 이날 임대료 빼고 5프랑 정도를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뤼미에르 형제는 정작 이 발명품의 상업적 미래를 믿지 않았다. 그들은 “영화는 당분간 인기를 끌겠지만 상업적 미래는 전혀 없는 발명품”이란 말을 남기고 영화제작을 중단했다. 형은 의학자로, 동생은 사진연구에 몰두했다.
‘설국열차’ 관람객이 800만명을 넘어서고 있는 2013년 한국을 봤다면, 뤼미에르 형제는 어떤 말을 했을지 궁금하다.
전창협 디지털뉴스센터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