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 가정대한 배려가 더해지면 조그마한 차이로 사회에서 소외받고 있는 더많은 이웃에 대한 생각이 커질 수밖에 없다. 다문화에 대한 인정은 곧 미래 한국의 경쟁력을 보여주는 척도로 작용하게 될 것이다.

“박 팀장님, 애국 기자가 되어 주세요.”

얼마 전 다문화에 반대하는 시민단체 대표들이 헤럴드경제 편집국으로 찾아와 기자에게 항의하면서 전한 말이다. 여기에는 본지가 이달 초부터 게재하기 시작한 ‘행복한 완득이를 위하여’라는 제목의 기획 시리즈가 애국적이지 않다는 뜻이 담겨 있었다. 또 국내 거주 외국인에 대한 짙은 불신과 다문화 가정이 국가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뿌리 깊은 인식도 엿보였다.

다문화와 안티 다문화, 어떤 모습이 애국에 가까운 것일까. 다문화 가정을 둘러싼 문제와 이를 극복한 사례를 보여주는 완득이 시리즈를 시작하면서 그런 고민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다문화 개념의 저 편에 오랫동안 우리 사회의 통합을 이끌어온 ‘한겨레, 한민족’이 자리잡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더욱 그랬다.

여기에다 우리나라에 앞서 다문화주의를 표방했던 영국이나 프랑스, 스웨덴 등 서구 선진국들이 넘쳐나는 이민자 문제로 골치 아파하고 이들을 줄이려는 정책을 펴는 모습을 보면서 다문화 확대에 대한 신중함이 더해졌던 것도 사실이다.

“외국인들이 일자리를 뺏고 있습니다.”다문화를 반대하는 이들이 입버릇처럼 지적하는 부분이다. 완전히 틀린 말은 아니다. 시장 원리상 저렴한 외국 인력을 요구하는 시장 수요는 많을 수밖에 없다. 때문에 국내 근로자들의 일자리를 지키기 위해 고용노동부는 고용허가제를 통해 외국인 근로자 유입을 제한하고 있다. 실제 새벽 인력시장에 나가보면, 조선족 등 외국인 근로자들이 인건비를 후려치면서 일자리를 가져간다는 일용직 건설 근로자들의 불평을 쉽게 들을 수 있다.

그렇다면 다문화는 애국과 거리가 먼 이야기일까. 먼저 다문화는 세계화에 따른 불가피한 환경이라는 점을 이해해야 할 필요가 있다. 특히 우리나라처럼 수출로 먹고 사는 나라에서 외국의 존재는 커질 수밖에 없다. 그러면서 국내 거주 외국인도 150만명에 이르렀다. 이는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3%에 해당하는 수치다. 우리나라 해외 무역 규모가 세계 8위에 이르는 점을 감안하면 그리 많은 숫자가 아니다. 이민자 문제로 골치를 앓고 있는 프랑스의 경우 현재 전체 인구의 19%에 해당하는 1150만명의 이민자가 살고 있다. 이들 3% 가운데 상당수는 결혼 이주 여성과 이주 노동자들이다. 우리 사회의 필요에 의해 유입됐다는 점에서 이들은 우리와 더불어 살아가야 할 존재임이 분명하다.

다문화는 다양성에 대한 인정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때문에 사회 구성원의 다양성을 인정하는 폭이 넓어지게 되면 세대ㆍ계층ㆍ지역 갈등으로 나눠진 사회를 통합으로 이끌게 되고, 한 차원 높은 국가를 만들 수 있는 토양을 갖게 된다. ‘장애인이 편하면 모두가 편하다’는 말이 있다. 장애인들의 휠체어가 다닐 수 있는 길이 만들어지면서 유모차도 쉽게 다닐 수 있게 된 것만 봐도 그렇다. 다문화 가정도 마찬가지다. 이들에 대한 배려가 더해지면 조그마한 차이로 사회에서 소외받고 있는 더 많은 이웃에 대한 생각이 커질 수밖에 없다. 다문화에 대한 인정은 곧 미래 한국의 경쟁력을 보여주는 척도로 작용하게 될 것이다.


pdj24@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