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크스바겐 · 도요타 · GM · 르노 노사 노동 · 임금 유연성 확보에 원만한 합의 국내외 생산확대 등 점유율 쾌속성장

현대기아 노사 이견 커 파업 장기화 20·21일 이틀만에 1079억원 생산 차질 글로벌 판매 4위 올 목표 ‘비상등’

최근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빅 5’ 업체들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현대ㆍ기아차를 제외한 나머지 4개사는 올해 무분규로 쾌속질주하고 있는 반면, 현대ㆍ기아차는 노조의 파업으로 발목이 잡혀 우려를 낳고 있다. 하반기 국내외 공장의 가동률을 높이고 중국을 비롯한 신흥 시장에서의 판매 호조 등을 통해 글로벌 판매 4위 달성을 노리던 현대ㆍ기아차의 계획에 ‘비상등’이 켜졌다.

22일 현대자동차 노사는 울산공장에서 제19차 본 교섭에 들어갔다. 하지만 이를 위한 실무 협의를 21일 열었음에도 여전히 이견이 큰 것으로 나타나 파업 장기화에 대한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기아차 역시 이날 노사 간 실무 접촉을 통해 추가 교섭일자를 잡고 있지만 서로의 입장 차가 작지 않다. 이미 현대차는 20일과 21일 각각 4시간씩의 부분 파업과 1시간씩의 잔업 거부, 기아차 역시 전날 부분 파업으로 양사 합계 총 5447대, 금액으로는 1079억원의 생산 차질이 발생했다.

노조의 파업으로 신음하고 있는 현대ㆍ기아차와 달리 경쟁관계에 있는 나머지 ‘빅 4’ 업체들의 상황은 사뭇 다르다. 올해 이들 업체는 노사 간 신뢰를 바탕으로 무분규 합의를 이어갔다.

폴크스바겐은 지난 5월 28일 원만하게 임금 협상을 타결했다. 노사 양측은 2014년 7월까지 두 차례에 걸쳐 임금을 5.6% 인상하는 데에 합의했다. 바로 노동 시장 경직성을 대폭 완화하는 등의 조치를 수용한 노조 덕에 가능했던 최근의 실적 호조를 반영한 것이다.

글로벌 판매 1위인 도요타 역시 지난 3월에 있었던 춘계 노사 협상을 통해 노조가 요구한 임금과 성과급 인상안을 전적으로 수용해 1962년 ‘노사 합리화 선언’ 이후 이어져 온 무분규의 전통을 올해도 이어갔다.

그동안 노사 분규로 인한 생산성 저하의 대명사로 거론된 르노도 지난 3월 구조조정에 대한 합의를 이뤄냈다. 바로 사측에서 프랑스 내 5개 공장에 대한 폐쇄계획을 백지화해 생산량을 확대하는 대신, 노조 측은 임금 동결과 근로시간 6.5% 연장, 그리고 일자리 7500개 감축에 합의하기로 한 것이다.

GM 역시 노사 화합의 예로 많이 거론되고 있다. 한때 강성노조였던 전미자동차노조(UAW)는 회사가 파산 보호 신청을 했던 2009년 6월, 2015년까지 파업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뒤 지금까지 기조를 이어가고 있으며 ‘동일 업종 동일 임금 원칙’을 폐기해 임금 유연성 확보에도 동참했다. 이에 해외 업체들은 연이어 생산 확대에 나서고 있다. 도요타는 미국 내에 2180억원 규모의 SUV용 엔진공장 확대를 추진하고 있고, GM 역시 중국 상하이에 13억달러를 투자해 연산 15만대 규모의 ‘캐딜락’ 생산공장을 지을 예정이다. 그러나 5위 현대ㆍ기아차는 또다시 파업으로 추격의 동력이 떨어지고 있다. 이미 현대ㆍ기아차는 최근 미국 시장 등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영석 한남대 교수는 “단기적으로는 국내 생산 중단으로 수출물량 조달에 큰 차질이 생길 수 있다”며 “장기적으로는 현대ㆍ기아차가 국내 생산량을 줄이고 노조비용이 적은 해외로 빠져나가 국내 일자리가 줄어들고 이와 연관된 2ㆍ3차 업체들이 도산하는 등의 문제가 나타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신동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