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양대근 기자]연기금의 순매수 행진이 거침없다. 안정적인 수익원이었던 채권시장이 부진한 가운데 저평가 우량주에 대한 비중을 연일 확장해 가는 모습이다. 당분간 코스피가 미국의 출구전략과 신흥국 금융위기 우려 등으로 약세장이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되면서, 연기금이 새로운 순매수 기록을 세울지 여부에도 관심이 몰리고 있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기금은 유가증권시장에서 8월 6일 이후 21일까지 11거래일 연속 순매수세를 나타냈다. 13억원을 순매도했던 지난 5일 하루를 제외한다면 25거래일 연속 순매수 기록이다.

연기금은 하반기 들어서만 2조원에 가까운 주식을 사들이며 작년 하반기 전체 순매수 금액인 8744억원을 일찌감치 넘어섰다. 개인이 같은 기간 동안 1조9700억원을 팔아치운 것과 대조적이다.

특히 지난 2011년 연기금이 세웠던 최장 순매수 기록을 깨뜨릴 지 여부도 주요 관심사다. 당시 11월 10월부터 12월22일까지 연기금은 32거래일 연속 순매수라는 신기록을 세웠다. 종전 최고 기록은 지난 2000년 1월14일부터 2월17일까지 24거래일 연속이었다.

일각에선 “연속 순매수 기록을 충분히 깰 수 있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올해 들어 총 160일의 거래일 동안 연기금이 순매도한 날은 26일(16.25%)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출구전략 우려 등 각종 리스크가 불거지면서 국내 증시가 뚜렷한 상승 동력을 찾기 어려운 점도 이러한 관측을 뒷받침한다. 연기금은 기본적으로 우량 종목을 저가에 매수해 장기보유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여기에 금융당국이 자본시장 활성화를 위해 연기금 투자를 적극 유도하고 있고, 공적 투자자가 상장사 지분 10% 이상을 보유하도록 돕는 ‘10%룰’의 시행도 앞두고 있어 당분간 연기금의 매수세는 계속될 전망이다. ‘큰 손’ 국민연금 또한 기금 목표수익률 달성을 위해 2018년까지 주식 부문에 30% 이상 투자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임수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연기금이 안전자산 분야에서 수익을 내기 어려워지고 다른 투자할 자산도 마땅치 않게 되자 국내 주식비중을 늘리고 있다”면서 “연기금의 절대 규모 자체도 커지고 있어 하반기까지 매수세가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연기금의 주식 비중 확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외국인이 매도세를 본격화한다면 ‘총알받이’로 전락할 가능성이 있고, 의결권 강화 움직임이 본격적으로 나타날 경우 재계 측과의 충돌도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