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기내 서비스와 공연을 함께 준비하는 것은 체력적으로 쉬운 일은 아니지만 제 공연을 보면서 활짝 웃는 승객들만 보면 너무나도 행복합니다.”
티웨이항공에는 특별한 승무원이 있다. 김민경(25) 씨다. 뮤지컬 배우 출신인 김 씨는 매달 둘째 주와 넷째 주 수요일이면 항상 기내에서 직접 노래를 부르는 ‘특별한’ 공연을 하고 있다. 승객들의 사연을 직접 소개하기도 하고 프로포즈를 하는 승객을 위한 맞춤 노래도 불러주곤 한다. 크리스마스엔 캐롤, 설 또는 추석에는 전통 민요 등 맞춤형 노래도 부른다. 김 씨는 “혼자서 무대를 책임져야만 하는 기내 공연 뮤지컬 무대에 설 때 보다 더 긴장된다”며 “원래부터 하고 싶었던 노래를 할 수 있다는 점만으로도 스스로 충분히 즐기고 있다”고 말했다.
김 씨는 넘치는 ‘끼’ 만큼 다양한 이력을 갖고 있다.
김 씨는 중학생이던 지난 2002년부터 2년 간 농구팀 주전 가드 겸 포워드로 활약하며 팀을 전국체전 서울예선 준우승까지 이끌었다. 이후 김 씨는 뮤지컬 배우가 되겠다는 새로운 꿈을 이루기 위해 서울국악예술고등학교에 진학했다. 연기자 이종석 씨와 같은반 친구였다는 김 씨는 “등교 시간 전 한시간, 하교 후 두시간씩 매일 홀로 뮤지컬 연습을 하는 등 피나는 노력을 기울였다”고 말했다.
동국대 연극영화과에서 뮤지컬 배우의 꿈을 계속 키워가던 김 씨는 지난 2010년 성남아트센터에서 공연한 ‘뮤지컬 명성황후'에 앙상블로 캐스팅되며 뮤지컬 배우로 데뷔했다. 2011년 코엑스 아티움에서 공연한 ’금발이 너무해‘에서는 데뷔 후 두번째 무대임에도 불구하고 당당히 조연 자리를 꿰찼다.
하지만 너무 빨리 잡은 기회는 오히려 독이 됐다. 김 씨는 “짧은 배우 생활만에 조연으로 무대에 오르다보니 오랜 시간동안 경력을 쌓아 주ㆍ조연의 자리를 얻었던 선배들의 눈 밖에 났다”며 “이후 6개월간 계속된 공연기간 동안 늘 혼자였다”고 말했다. 결국 김 씨는 우울증을 이겨내지 못한 채 두 번의 공연을 끝으로 오랜 시간 꿈 꾸던 뮤지컬 배우로서의 생활을 정리했다.
하지만 김 씨는 승무원 생활을 하면서 예상치도 않게 자신의 꿈을 계속 펼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 행복하다. 2012년 3월부터 승무원 생활을 시작한 김 씨는 “승객들의 호응이 좋을 때는 자발적으로 노래를 부르기도 한다”며 “승객 연령대에 맞춰 7080세대가 좋아할 만한 노래를 부르거나 TV 프로그램을 통해 유명해진 넬라 판타지아를 부르기도 한다”고 말했다.
노래를 부르면서 승객과 소통하며 더 가까워진 것을 느낀다는 김 씨는 “기본적인 기내 서비스만 제공했을 때와는 달리 공연을 보신 승객들은 도착지에서 내리실 때 웃으며 고맙다는 말을 많이 해주신다”며 “앞으로도 고객에게 한발짝 더 다가갈 수 있는 승무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