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롬비아는 국가 이미지를 부정적으로 형성해온 게릴라의 테러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많은 외국인투자를 이끌어내며 경제개발에 가속도를 내왔다. 중남미 3위의 인구에도 불구하고 몇 해 전까지 경제력이 7위 수준에 머물러 있었던 콜롬비아가 설움을 딛고 이제는 브라질과 멕시코에 이어 당당히 중남미 3~4위 경제권으로 진입했다.

콜롬비아의 산토스 대통령은 본격적으로 반군을 몰아내고 경제발전의 기틀을 마련했던 우리베 전 대통령의 업적을 계승하여 경제개발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선진경제 도약을 위해 2011년부터 OECD의 문을 두드린 결과 올해 5월 OECD 가입 초청장을 받았으며 이제 본격적인 가입절차가 시작됐다.

콜롬비아는 중남미의 모범국인 칠레 벤치마킹에 열심이다. 칠레가 일찌감치 우리나라와 FTA를 체결하여 교역규모가 크게 늘어나는 것을 보고 콜롬비아도 아시아권 최초로 올 2월 한국과 FTA를 체결했다. 칠레가 PPP(공공민간합작)제도를 국가개발에 적극 활용하여 재미를 보자 콜롬비아도 부족한 국가재정을 고려, 지난해 PPP법을 제정했다. 뿐만 아니라 이미 OECD에 가입한 칠레와 멕시코의 뒤를 이어 선진경제를 전수받고자 중남미 세 번째로 OECD 문을 노크하고 있다. 아시아태평양권을 중시하여 칠레가 가입한 APEC에도 역시 가입을 추진하고 있으며, 칠레 및 페루와 주식시장을 통합운영(MILA)함으로써 존재감이 희박하던 주식시장을 중남미 거대 주식시장으로 탈바꿈하는 등 콜롬비아에서는 중남미 선진국인 칠레 따라 하기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주식시장을 통합 운영해오던 콜롬비아, 칠레, 페루 3개국에 멕시코가 가세하여 지난해 6월 태평양동맹(Alianza del Pacifico)이란 이름의 지역통합체가 결성된 이래 금년 6월까지 수차례의 정상회담 및 각료회담을 거치며 통합이 가속화되고 있다.

상품, 서비스, 자본, 인력 등의 역내 4개국 간 자유로운 왕래를 목적으로 금년 5월 ‘제7차 4국 정상회담’ 및 6월 ‘제8차 4국 각료회담’ 등을 거치며 인구 2억1000만 명, 경제규모 2조 달러에 육박하는 거대 경제블록으로 힘을 키워 나가고 있다. 이로써 지금까지 중남미의 대표적 지역 협력체로 위세를 떨치던 남미공동시장(Mercosur/보호무역주의, 반미성향)과 전혀 다른 색채(자유무역주의, 친미성향)를 띠며 중남미 양대 블록화가 진행되고 있다.

그 동안 콜롬비아 인이 멕시코 비자 받기가 미국 비자 받기보다 더 어렵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까다로웠던 멕시코 비자 취득이 무비자화 되면서 멕시코 대사관 앞에서 아침 일찍부터 항상 길게 줄을 서던 관행도 이젠 역사의 뒤안길로 묻혀버리게 됐다.

태평양동맹이 힘을 얻자 옵저버국도 크게 늘고 있다. 상기 두 차례 회의를 거치며 옵저버국이 20개국으로 늘어났으며, 우리나라도 6월 회의에서 미국, 중국, 터키와 함께 옵저버 가입 신청서를 제출함으로써 일찌감치 가입한 일본과 함께 태평양동맹이 중시하는 아시아 국가들이 속속 태평양동맹에 진입, 콜롬비아에 바야흐로 태평양 시대의 본격 개막이 예고되고 있다.

태평양 동맹이 겨냥하는 시장은 바로 아시아다. 이 때문에 4개국이 힘을 합쳐 아시아를 공략하자는 전략도 구체화되고 있다. 아시아 주재 4개국 외교단을 한 지붕으로 모으고, 4개국 국가 수출투자 진흥기관간 아시아 공동사무소 설립 및 공동사업 추진 등 의욕적인 합의가 나오고 있다.

아시아 관문으로서 태평양 항구의 위상이 격상되면서 콜롬비아의 태평양변 부에나벤투라 항구에 거는 기대가 크다. 콜롬비아의 태평양 관문으로서 21세기 부에나벤투라의 위상을 정립하여 태평양 르네상스에 대비하기 위한 작업들이 한창이다.

최근 들어 코트라 무역관이나 한국 대사관에 대한 한-콜 FTA 강의수요가 많아지고 있다. 여러 대학 및 유관기관은 물론 태평양 항구 쪽에서도 한-콜 FTA와 태평양시대를 접목시켜보려는 의지가 강하게 다가온다. 콜롬비아 등 태평양동맹 국가들의 아시아 시장에 대한 관심 고조 및 공동보조에 발 맞춰 이를 충분히 활용하기 위해 우리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 것인가가 마지막 프론티어로 떠오르는 중남미 시장 진출을 위해 우리에게 남겨진 과제다.

권선흥 코트라 보고타무역관 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