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현대자동차 그룹이 임단협과 연계된 하투로 최근 그룹 전체가 몸살을 앓고 있다. 계열사 간 입장차가 크고 일부 현장 조직들의 반대가 심하긴 하지만, 일각에선 과거 현대그룹 시절 그룹사가 한데 모였던 현대그룹노조총연합(현총련)과 비슷한 계열사 연대 투쟁 가능성까지 대두되고 있다. 이미 현대차, 기아차의 경우엔 지난해를 비롯해 수차례 공동투쟁을 벌인 바 있다.

당장 현대차 그룹 내 주요 계열사인 기아자동차와 현대모비스는 현대차가 주도하고 있는 파업 수순을 따라가고 있다. 실제 지난 13일, 기아차 노조는 현대차와 함께 시행한 파업에 대한 찬반투표에서 전체 조합원 중 70.7%의 찬성을 얻었다.

지난 7월 2일 첫 임금협상을 시작한 기아자동차는 지난 6일까지 노사가 5차에 걸쳐 교섭을 펼쳤다. 노조 측은 기본급 13만498원 인상(호봉승급분 제외)ㆍ월급제 개선ㆍ사내하청 정규직화ㆍ성과급(순이익 30%)ㆍ정년연장 등 20여 개 항목에 대해 사측에 일괄제시를 요구했지만 결국 견해차를 좁히는 데 실패했다. 이에 노조는 교섭결렬을 선언, 7일 중앙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 조정 신청을 냈다.

현대모비스도 현대차와 함께 나설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 노조의 산하 위원회로 편성된 현대모비스는 그동안 현대차 노조를 따라 움직여 왔다는 평가가 많다. 현대차 그룹 내 다른 계열사들도 현대차의 하투가 현재 진행 중인 협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현대제철은 지난 5월 24일 첫 임협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매주 수요일마다 17회에 걸쳐 노사가 만나 협상을 펼쳤으나 아직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현대로템 역시 5월 28일 첫 임단협을 시작으로 지난 8일까지 22차례에 걸친 교섭을 벌였지만 결론이 나지 않은 상황이다. 사측은 여태껏 현대차의 진행상황을 지켜보며 움직이던 노조가 이번 현대차의 파업 결의에 맞춰 어떻게 반응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현대위아는 지난 6월 11일 노사가 처음 만난 뒤 9차례에 걸쳐 협상을 벌여왔다. 사측은 지금 추세로는 큰 마찰이 발생하지 않으리라고 기대하고 있지만 아직 합의된 사항이 없어 변수가 많다.

실제 현대로템은 ‘통상임금의 대법원 판결 거부’와 ‘불법파견 정규직화 거부’ 등을 이유로 금속노조 경남지부의 지침에 따라 지난 10일과 12일 이틀에 걸쳐 부분파업을 진행하기도 했다. 특히 현대제철 노조의 경우엔 독자교섭을 이루기 위해 현대차 노조와 연대하겠다는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