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하남현 기자] 정부는 ‘2013년 세법 개정안’을 통해 대기업의 세 부담을 늘리고 세제 지원 제도를 상당 부분 폐지ㆍ축소했다. 중소기업의 경우도 전체적으로 세 부담은 증가했다. 가업상속기업 및 일자리 창출 중소기업 등에 혜택이 집중되기 때문이다. 일견 수혜를 입는 것처럼 보이는 중소기업 업계가 볼멘 소리를 하는 이유다.
9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이번 개정안을 통해 정부는 대기업 약 1조억원, 중소기업은 3700억원 가량의 세 부담이 늘어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대기업에 집중됐던 세금 지원 제도는 상당수 축소됐다. 환경 보전 및 에너지 절약 시설에 대한 투자나 연구ㆍ개발(R&D) 설비투자에 대한 세액공제는 현재 일괄적으로 10%를 적용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대기업 3%, 중견기업 4%, 중소기업 5%로 차등화했다. R&D 준비금제도는 폐지되고 연구소 직원이 아닌 직원의 유학비, 훈련비 등 R&D와 직접 관련이 없는 비용은 세액공제 대상에서 제외된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R&D투자 세액공제의 경우 혜택의 95%가 대기업에게 제공돼왔다”고 설명했다.
반면 중소기업의 세부담 혜택은 늘어나지만 자세히 뜯어보면 선별적이다.
정부는 2015년 말까지 중소기업이 특허, 디자인 등의 기술을 이전해 얻은 소득에 대해 소득세와 법인세의 50%를 깎아준다. 또 벤처기업 및 매출액 대비 R&D 비용이 5% 이상인 중소기업과 기술혁신형 인수ㆍ합병(M&A)를 하면 증여세를 매기지 않는다.
고용유지 유도를 위해 5년간 기업과 근로자가 함께 낸 뒤 근로자에게 모두 돌려주는 핵심인력성과보상기금에 기업이 납입한 금액은 전액 손비로 인정된다.
가업을 잇는 중소ㆍ중견 기업주에 대해 상속받은 기업재산의 70%에 해당하는 금액(최대 300억원)에는 상속세를 매기지 않는 가업상속공제의 대상을 매출액 2000억원에서 3000억원 미만으로 확대했다.
중소기업들이 우려했던 ‘일감 몰아주기’에 대한 과세 완화 방안도 포함됐다. 중소기업에 대한 과세요건이 완화돼 과세대상 기업이 줄어든다.
현재는 내부 거래에 따른 수혜 기업의 대주주가 지분을 3% 넘게 가지고 있고, 이 회사가 대주주와 관련 있는 다른 계열사와 거래한 비율이 전체의 30%를 넘으면 해당 대주주가 증여세를 내야 한다. 하지만 개정안은 지배주주 요건을 5% 초과로 올리고, 거래 비율 요건도 50% 초과로 올려 과세 범위를 줄였다.
결국 가업상속기업이나 유망기술 보유 기업, 고용 창출 기업들이 주로 혜택을 받기 때문에 전체 중소기업 업계로 보면 세 부담이 늘어나게 되는 것이다.
이에 중소기업 업계는 정부의 세법 개정안에 대해 전반적으로 미흡하다는 반응을 내놓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논평을 통해 “일부 과세요건을 완화하는데 중소기업의 현장과는 괴리된 점이 아쉽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