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민상식 기자]밑장빼기 등 영화 ‘타짜’에 나올법한 특수 기술을 동원해 돈을 챙긴 사기 도박단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강남일대에서 부유층을 상대로 사기 도박판을 벌여 수억원을 편취한 혐의(특정 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사기 등)로 총책 A(59)씨 등 5명을 구속하고, B(55) 씨 등 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30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상습도박 등 전과 6범인 A 씨 등은 올해 초부터 지난 4일까지 무역업체 사장 C(57) 씨를 상대로 13회에 걸친 사기 도박을 벌여 총 5억7000여만원을 뜯어낸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A 씨 일당은 서울 강남의 유명 헬스클럽에서 자산가인 C 씨에게 접근, 식사와 고가 명품 선물을 제공하고 미모의 여성을 소개시켜주며 환심을 샀다. 이어 C 씨와 내기 골프를 쳐 일부러 돈을 잃어준 뒤 ‘카드나 한번 치자’며 도박에 끌어들였다.
이들 일당은 총책 A 씨가 도박판을 주도하고 사기 도박 기술을 구사하는 ‘기술자’, 함께 도박을 하면서 기술자를 도와주는 ‘선수’ 등으로 역할을 나눠 치밀하게 범행을 계획했다.
또 최대 판돈 3000만원의 ‘훌라’나 ‘하이로’ 도박을 하며 카드 겉면 무늬의 음영을 교묘히 달리해 상대의 패를 읽을 수 있도록 한 ‘마킹 카드’를 이용했다.
처음부터 돌아갈 패를 정해놓고 카드를 섞는 척만 하는 ‘탄작업’, 위에 있는 카드를 주는 척하면서 아래의 카드를 주는 ‘밑장빼기’ 수법도 썼다.
피해자의 패를 알아내면 사전에 정한 수신호와 은어 등으로 정보를 공유했다.
이들은 경찰에 체포된 후 유치장에서조차 비치된 책을 빌려 책 안에 ‘진술한 것은 검찰에서 번복하라’, ‘고소인과 합의를 하라’ 등의 글을 써놓고 책을 돌려보면서 조직적인 범행 은폐를 시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 관계자는 “A 씨 등은 피해자의 배짱을 키워 베팅 금액을 올리도록 하기 위해 필로폰을 음료에 타서 먹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경찰은 마킹카드 제조자 등 아직 잡히지 않은 일당을 쫓고 있으며 피해자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