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소심서 논리 받아즐여질 줄 알았는데…”

글로벌 경영ㆍ사회적기업 타격 지속 예상돼

‘따로또같이 3.0’ 통해 공백 최소화 노력할듯

[헤럴드경제=신상윤 기자]지난 1월 횡령ㆍ배임 혐의로 오너인 최태원(53) SK㈜ 회장이 1심 선고 공판에서 법정구속된 데 이어 1심에서 무죄를 받은 최 회장의 동생 최재원(50) SK㈜ 수석부회장마저 징역 3년6월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되자 SK그룹은 충격에 빠졌다.

SK는 지난해 말 새로운 경영체제 ‘따로 또 같이 3.0’을 도입, 계열사별 경영을 통해 난관을 극복해왔다. 하지만 최 회장이 평소 관심을 기울여왔던 글로벌 경영과 사회적기업 분야가 어려움에 봉착한데다, ‘리더십 공백’에 따른 의사결정 시스템 약화로 기업의 신성장동력을 발굴하는데 어려움을 겪어왔다.

더욱이 형을 대신해 글로벌 경영의 공백을 메워왔던 오너가(家)의 일원 최 부회장마저 영어(囹圄)의 몸이 됐다. 이에 따라 SK는 향후 대책 마련에 고심하시는 한편 올 초 현 정부 출범과 함께 이어지고 있는 ‘경제민주화 흐름’의 연장선상에 있는지를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따로 또 같이 3.0’으로 흔들림없는 경영체제를 이어가겠다는 결의도 다질 것으로 예상된다.

SK 관계자는 “공식 입장과 상고 여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법무팀과 곧 협의할 예정”이라면서 “항소심에서 우리 측 논리가 많이 받아들여질 것으로 전망됐는데 그것이 무너져 당혹스럽다”며 당황스러워했다.

실제로 최 회장이 오래 전부터 관심을 기울여왔던 글로벌 경영과 사회적기업 분야는 이미 큰 타격을 받고 있다. 최 회장은 구속 직진언 지난 1월에도 중국 등을 오가며 해외 경영에 전력투구해왔다.

특히 같은 달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ㆍ다보스포럼)에도 참석, 퀄컴의 폴 제이콥스 회장과 회동한 데 이어 시스코의 존 챔버스 회장과도 만남을 가지며 역시 회장을 맡고 있는 SK하이닉스의 매출 확대를 위해 노력해왔다.

또 무하마드 유누스 유누스센터 교수 등 관련 인사들을 만나 사회적기업에 대한 일반 대중의 투자 필요성을 역설했다. 카이스트(KAISTㆍ한국과학기술원) 사회적기업가 MBA 신입생들도 만나 대화를 나누는 등 사회적기업 확산에 공을 들여왔다. 하지만 최 회장 구속 이후 ‘위기’에 봉착한 SK는 관련 분야에서 이 같은 의욕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SK는 계열사별 경영체제인 ‘따로 또 같이 3.0’을 통해 경영과 국가 경제에도 차질을 빚지 않고 공백을 최소화하겠다는 입장이다.

‘따로 또 같이 3.0’은 ‘100% 관계사별 자율책임경영’을 전제로 하되 그룹 단위 경영은 계열사 CEO(최고경영자)들이 자율적으로 참여하는 6개 위원회가 전담하는 것이 핵심 내용이다. 각 계열사의 CEO와 이사회는 경영 관련 의사결정을 자율적으로 하고 결과에 대한 책임도 지게 된다.

이를 위해 최 회장은 지난해 12월 그룹 회장에서 물러났다. 대신 김창근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SK이노베이션 회장)이 취임, SK를 대표하고 있다. 수펙스협이 그룹의 명실상부한 대표기구로, 계열사 대표이사들은 수펙스협을 통해 모여 그룹 주요 의사결정사항을 확정하고 있다. 때문에 SK 주요 계열사들은 재판 결과를 예의주시하면서도 본업에 충실하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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