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성연진 기자] 연내 동양그룹이 갚아야할 자금의 75%가 청산이 유력한 동양레저와 동양인터내셔널에 쏠린 것으로 나타났다. 당장 다음달 만기가 돌아오는 동양계열사의 채권 및 기업어음(CP)의 대부분도 이 두 회사에서 발행한 것이어서 투자자들의 피해 확대가 우려된다.
26일 동양그룹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연내 만기가 돌아오는 동양 계열사의 채권 및 CP 규모는 1조2690억원으로 이 가운데 동양레저와 동양인터내셔널 두 회사가 차지하는 비중이 9580억원에 달한다. 이 가운데 당장 다음달 갚아야할 두 회사의 자금 규모가 4638억원으로, 10월 중 만기가 돌아오는 동양 계열사 전체 채권 및 CP 4859억원 가운데 97%를 차지한다.
문제는 법정관리 후 청산가능성이 높은 이 두 회사가 타 계열사와 달리 회사채가 아닌 만기가 짧은 CP와 전자단기사채를 통해서만 자금을 융통했다는 점이다. 따라서 당장 높은 금리를 보고 단기투자에 나선 개인투자자들이 손실을 떠안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실제로 동양 계열사 가운데 우량으로 평가받는 동양시멘트의 경우, 다음달 만기인 CP규모가 157억원으로 동양인터내셔널과 동양레저의 10% 수준이다. 11월과 12월은 갚아야할 자금이 없다.
동양네트웍스는 아예 갚아야할 돈이 없고, 동양파이내셜대부 역시 연내 만기도래 자금이 500억원이 되지 않아 부실계열사 대비 적은 편이다.
업계는 자금난을 겪는 동양그룹에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예정됐던 65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철회하면서 당장 30일 만기가 다가오는 회사채 300억원을 차환하는데 쓸 돈을 구해야한다.
자금 조달 애로로 상환이 제때 안되면 동양그룹은 법정관리에 들어가게 되고, 이 과정에서 청산 가능성이 높은 계열사의 채권이나 CP는 휴지조각이 될 수도 있다.
동양그룹이 우량 계열사인 동양파워와 동양매직의 지분매각 카드를 들고 나왔지만 속도를 내지 못해 효과는 미지수다. 동양파워 지분을 전량 매각해 약 1조원의 자금을 손에 쥐더라도 올 연말까지 동양그룹이 갚아야할 동양, 동양시멘트, 동양레저, 동양인터내셔널 등의 채권과 CP 규모는 모두 3000억원 가까이 부족하다.
내년 이후로도 동양그룹이 갚아야할 돈이 1조원이 넘는다.
업계 관계자는 “동양은 그동안 채권 만기 도래시 CP 발행으로 자금을 구하고 위기를 넘겨왔다”면서 “다음달 24일부터는 투자부적격 기업은 계열사의 CP 판매도 금지돼 동양증권을 통해 자금을 조달해온 그룹이 돈줄 찾기에 더욱 목마를 것”이라고 말했다.
동양 계열사에 투자한 개인투자자의 피해도 불어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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