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영란 선임기자] 반복적으로 찍힌 작은 인물들 위로 샛노란 꽃들이 활짝 피었다. 톡톡 튀듯 경쾌하다. 또 알파벳과 숫자가 배열된 화폭 위에는 탐스럽게 핀 붉은 무궁화꽃이 자리를 잡았다.
어두운 바탕과 화려한 꽃이 막강한 대조를 이루며, 초현실적인 느낌을 물씬 풍긴다.
상단과 하단에는 마치 광고판 같은 영문텍스트도 보인다. 작품 중에는 때때로 ‘My Landscape’라고 자유롭게 써내려간 작가의 손글씨도 보인다. 도무지 알쏭달쏭, 엉뚱한 조합이지만 그다지 낯설진 않다. 이미 앤디 워홀이 30~40년 전 꽃과 캠벨수프 캔을 실크스크린 기법으로 반복해 그려넣는 시도를 했으니 말이다.
이들 작품은 중견작가 황용진(HWANG YONGJIN, 58)의 ‘나의 풍경’이란 연작이다. 서울대 미대와 대학원을 나와 서울과학기술대 교수로 재직 중인 작가는 ‘디지털문명화된 현대의 풍경이란 이런 것 아니겠느냐’며 ‘나의 풍경'이란 테마 아래 다양한 회화 실험을 거듭하고 있다.
인간과 자연, 자연과 문명의 관계를 천착한 그의 작품에는 꿈과 현실, 순수와 욕망이 사이좋게 공존한다. 그리고 묻는다. 당신들 눈엔 현대의 사물이 꽃이, 문명이 어떻게 보이고, 어떤 느낌을 주느냐? 그의 작품은 서울 신사동 가로수길의 갤러리SP에서 만날 수 있다. 황용진은 3년 만에 갖는 이번 개인전에서 판화기법을 차용해 제작한 다양한 분위기의 ‘My Landscape’ 연작 20여점을 선보인다. 전시는 9월 30일까지. 02)546-35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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