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황혜진 기자] 올해 3월 무상보육이 전면 확대 시행된 이후에도 서울시 일부 구청에선 기존 직원 보육료를 다른 이름으로 바꿔 계속 직원들에게 지급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15일 서울시 각 구청과 의회에 따르면 서울시 25개 자치구 중 4개구가 직원 자녀 보육료를 이름만 바꿔서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수당은 무상보육 확대 전인 지난해 각 자치구가 올해 예산을 짜면서 직원 자녀 보육료로 편성했던 것으로, 사실상 내년부터는 폐지된다.

일각에선 직원 복지 예산이기 때문에 법적으로 문제삼을 수는 없지만 지자체의 열악한 재정 상황을 고려하면 ‘도덕적 해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서울시 구청장협의회는 이중 지급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올 4월 3일 회의를 열어 직원 보육료 폐지를 결정했었다. 당시 회의에서 구청장들은 구체적인 용도는 언급하지 않고 다른 사용 방안을 찾아보기로 했는데 결국 대부분 직원 복지 예산으로 전용됐다.

전체 예산은 구별로 1억8000만∼3억7000만원에 이른다.

마포구는 직원 보육료로 잡힌 예산 3억3000만원 중 일부를 콘도회원권 6구좌에 사용했다. 마포구 관계자는 “구청장협의회에서 공무원에게 주던 것은 중단하자고 해서 그렇게 결정했다”며 “보육료나 콘도회원권이나 같은 후생복지 차원이라 돌려썼다”고 말했다.

구로구는 3억원에 이르는 예산 일부를 직원 워크숍에 돌려 사용했고, 강동구는 2억4000만원을 초과근무 수당으로 변경해 쓰고 있다.

직원 자녀 보육료 예산을 쓰지 않고 남겨둔 곳은 종로, 동대문, 양천, 송파구 등4개구에 불과했다. 중구, 성동구는 직원 복지에 쓰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자치구는 ‘감추경’(세수 감소에 따라 전체 예산 규모를 줄이는 것을 의미)했다고만 밝히고 구체적인 전용 내역은 공개하지 않았다.

서울 기초의회 의원들의 정책 연구 모임인 ‘기초의회 발전을 위한 한 걸음 모임’ 이동영(정의당ㆍ관악) 의원은 “지방 재정이 열악한 상황에서 전체적인 관점을 갖고 예산을 조정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며 “논란이 될 수 있는 수당으로 공무원 급여를 보완하는 시스템도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