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서경원ㆍ서지혜 기자]서울 강남구청이 6일 오전 서울 개포동 구룡마을에 있는 주민 자치회관 철거를 시도했지만 법원이 13일까지 중단 결정을 내리면서 철거 시도도 멈췄다.
서울행정법원은 6일 구룡마을 주민들이 서울 개포동 농수산물 직거래용 가설점포에 대한 철거작업을 오는 13일까지 잠정적으로 중단하라고 결정했다. 강남구청은 이날 오전 7시50분부터 용역업체 직원 500여명을 투입해 구룡마을 주민자치회관 철거에 돌입한바 있다. 이 과정에서 용역 직원의 진입을 저지하던 주민 중 50대 여성이 바닥에 쓰러져 119 구급차에 실려 병원으로 옮겨졌다.
주민자치회관 안에서 대기 중이던 마을 주민 300여명은 투입된 용역 직원들에 의해 한사람씩 밖으로 끌려나왔다.
앞서 구룡마을 주민 100여명은 전날 밤부터 마을회관 건물에 모여 이날 오전 7시 50분께 시작된 구청의 행정대집행에 반대했다.
주민 20여명은 긴장된 표정으로 컨테이너 박스로 지어진 건물 앞에서 스크럼을 짰으며 100여명은 건물 안에서 대기했다.
경찰은 320명 4개 중대를 파견해 충돌 등 만일의 사태를 대비했다. 구룡마을 인근 도로는 경찰차와 소방차 등으로 인해 혼잡을 빚었다.
시간이 경과되자 용역 직원들은 회관의 울타리와 문을 굴착기와 망치로 부수고 진입을 시도했고, 주민들을 강제 퇴거시켰다. 이 과정에서 주민들과 몸싸움이 벌어졌고, 대치 중 오열하던 한 주민은 쓰러져 구급대로 이송되기도 했다.
결국 구청의 뜻대로 농성을 벌이던 주민들은 모두 회관에서 퇴거 조치됐고, 회관은 철거가 진행됐다.
강남구청은 자치회관 건물에 대해 당초 농산물 직거래 점포로 사용한다고 신고하고 설치된 건물이라고 강조했다. 이후 주민자치회가 ‘구룡마을 주민자치회관’으로 간판을 걸고 일부 토지주의 주택과 사무실 등으로 사용해온 불법 건축물이라는 것이다.
구청은 지난달 5일 건축주에게 가설 건축물인 주민 자치회관을 자진해서 철거하도록 시정명령 및 대집행 계고 공문을 발송했다고 밝혔다. 구청은 또 해당 건축물을 그대로 둘 경우 화재 등 주민 안전을 저해할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구청 관계자는 “마을회관 건물은 농수산물센터로 이용하겠다는 설치 당시 목적에도 맞지 않고 존치 기한도 지난해 말 이후 만료된 불법 건축물”이라며 “안전상 우려가 커 건물을 철거하겠으니 건물을 비워달라고 주민들에게 여러 번 알렸다”고 말했다.
그러나 주민 이상분(55ㆍ여) 씨는 “마을 회의가 있으면 이곳에 매번 모였고 마을에 큰 화재가 났을 때도 이곳에 모였다. 마을을 나타내는 상징이고 주체인 자치회관을 없애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행정집행을 하려는 이유는 재개발을 두고 주민들의 구심점을 흔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주민 이강일(51) 씨는 “마을회관을 불법으로 치부하는 것은 이곳에 사는 주민들자체를 불법으로 보는 것”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강남구청이 구룡마을 주민회관에 대한 행정 대집행을 실시한 것은 구룡마을 개발에 대한 ‘강남구청 방식’을 실행하기 위한 첫 단계 조치라는 해석이다.
서울 강남구가 주민자치회관 등으로 불법 사용중인 구룡마을 내 가설 건축물에 대한 행정 대집행을 실시한 것은 이른바, 구룡마을 개발에 대한 ‘강남구청 방식’을 실행하기 위한 첫 단계 조치로 해석된다.
강남구청 방식이란 토지주들에게 현금으로 땅을 사들여 보상하는 ‘100% 수용ㆍ사용방식’을 말한다.
한편 서울시와 강남구는 무허가 판자촌 ‘구룡마을 개발’ 사업을 두고 이견을 보여오다가 지난해 말 강남구 방식으로 구룡마을을 개발하는 것에 전격합의했다.
서울시는 토지 소유주가 개발비 일부를 부담하는 대신 일정 규모의 땅을 받아 자체적으로 개발하는 ‘일부 환지 방식’을 주장했다
이를 통해 초기 개발비용을 800억원 줄 일 수 있다는 점을 내세웠다.
하지만 강남구는 일부 대토지주가 자체 토지개발로 특혜를 볼 수 있다며 반대했다. 강남구 관계자는 “실제로 한 토지 소유주는 인근 30만평의 땅을 소유하고 있다”며 “환지방식을 취할 경우 막대한 특혜를 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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