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감사를 시작한 지 채 1주일도 안돼 곳곳에서 파열음이다. 여야는 국감 초반 ‘정치국감’이 아닌 ‘민생국감’을 하겠다고 다짐했지만, ‘작심 3일’로 끝났다. 국정원 댓글 의혹 사건,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기초연금 수정안 논란 등의 싸움터만 국감장으로 바뀐 모습이다.

17일 열린 보건복지위는 복지부가 ‘기초연금, 야당의원 발언 대응’을 작성해 새누리당에 제공한 사실 때문에 5시간가량 파행됐다. 민주당은 “국감 무력화 의도”라며 이영찬 복지부 차관의 사퇴를 요구했고, 새누리당은 “복지부에 정책 협의차 참고용으로 요청한 자료일뿐”이라며 진화에 나섰다.

이날 법사위에서는 내란음모 혐의로 구속기소된 이석기 통진당 의원 사태, 황교안 법무장관의 ‘삼성 떡값 수수 의혹’, 채동욱 전 검찰총장 사퇴 파문 등으로 점철됐다. 안행위도 지난 6개월간 논란을 빚어온 국정원 댓글 사건에 대한 공방만 반복됐다.

증인채택을 둘러싼 다툼도 계속됐다.

17일 기재위는 우기종 전 통계청장의 증인채택 여부를 놓고 파행됐다. 정부의 복지재원 조달 방식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는 이뤄지지 못했다. 그러면서도 MB정부의 ‘부자감세’라는 용어를 놓고 여야 의원들이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여야 지도부도 서로를 향한 칼끝을 내려놓지 않았다.

최경환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18일 국감대책회의에서 “일부 상임위에서 야당의 대선 뒤풀이성 정쟁국감이 진행되고 있어서 심히 유감”이라며 “(대선뒤풀이가 아닌)민생으로 돌려야 정치권이 제모습을 찾을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병헌 민주당 원내대표도 이날 회의에서 “국감 현장에서 보여주는 새누리당의 모습은 정쟁 유발자”라며 “새누리당의 정쟁 중단 의지를 의심케 한다”고 비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정치권에선 국감을 왜 하느냐는 무용론도 제기된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야당은 정부-여당 트집잡기에만 열올리고 있고, 여당은 눈가리고 아웅식으로 국감에 임하고 있다”며 “이럴거면 국감을 왜 하는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조민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