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윤미 기자]“그의 손은 길고 단단하고 재빠르고 그의 얼굴보다 훨씬 더 잘 표현했다.”

프리모 레비가 소설 ‘멍키 스패너’(돌베개)에서 그려낸 호모 파베르, 파우소네는 손의 인간이다. 그의 손은 머리보다 먼저 생각하고 사물을 읽고 형태를 만들어낸다.

아우슈비츠의 생존작가, 레비의 대표작이자 이탈리아 문학 최고의 권위인 스트레가상 수상작인 이 소설은 노동과 일의 진정한 의미를 묵직하게 보여준다.

총 14개의 장으로 이뤄진 소설은 일터를 향한 여정에서 만난 주인공 파우소네와 일인칭 화자가 이야기를 나누는 대화 형식으로 진행된다. 파우소네는 철탑, 다리, 석유시추설비를 조립하기 위해 전 세계를 떠도는 피에몬테 출신의 숙련노동자이지만 독학의 철학자이기도 하다. 어릴 적부터 다양한 세상을 경험하기 위해 가정을 꾸리는 삶보다는 조립공이라는 떠돌이 건설노동자로서의 삶을 택한다.

멍키 스패너는 그의 도구이지만 그의 실존 그 자체이기도 하다. 그에게 일이란 돈을 버는 과정이 아니라 무언가를 만드는 순수한 즐거움이다. 재료 하나하나에 대한 이해와 교감, 볼트가 하나하나 조여지면서 확고하고 필연적이며 대칭적이고 목적에 합당하게 자라나는 것을 바라보는 즐거움에 대한 얘기는 또 하나의 예술의 탄생을 목격하는 감동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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