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종영한 MBC 주말드라마 ‘금 나와라, 뚝딱!’에서 돋보이는 인물 중 하나는 바로 망나니 막내에서 ‘개과천선’의 정석을 보여 준 현태(박서준 분)이다. ‘남자는 여자를 잘 만나야 한다’라는 말을 몸소 실천한 박서준은 여성 팬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는 중이다. 급기야 제 18회 부산국제영화제 레드카펫 행사에도 당당히 그 모습을 드러냈으니, 이정도 되면 ‘대세’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다.

최근 드라마 종영을 끝내고 바쁜 스케줄을 소화하느라 행복한 비명을 지르고 있는 박서준은, 이른 아침 시간 만남에도 지친 기색 없는 밝은 얼굴이다. 그는 자신의 인기를 실감하고 있을까.

“주변에서 알아보는 사람은 많아졌는데, 그렇다고 인기가 있는지는 잘 모르겠어요. 아직 실감이 잘 안나요. 부모님께서는 느끼는 게 다르신가 봐요. 주말드라마인데다가 시청률이 잘 나오다 보니까 부모님께서 자주 가는 곳에서 알아보는 분들이 많데요. ‘요즘에는 신경 쓰고 나가야 한다’고 하시던데요.(웃음)”

겸손하게 대답했지만, ‘금 나와라, 뚝딱!’의 인기는 단연 돋보였다. 쟁쟁한 경쟁작들이 버티고 있는 취약 시간대였으며, 전작의 여파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하지만 이 모든 난관을 뚫고 당당히 그 이름을 알렸다.

“저도 처음에는 기대보다는 주말드라마 자체가 배움의 장이 될 거라는 생각에서 시작했어요. 선생님들도 많이 계셨잖아요. 제 부족한 경험을 채워 가면 된다고 생각했어요. 시청률 같은 경우는 예상을 못했죠. 다행히도 초반에 밉상 캐릭터인데도 불구하고 밉지 않다는 이야기를 많이 해주셨어요. 저는 욕을 되게 많이 먹을 줄 알았거든요. 무엇보다 작가님께서 되게 좋아하셨어요. 나중에는 사인도 몇 장 해놓으라고 그러시던데요.”

배우로서 연기에 관한 많은 것도 얻었으며 팬들에게 사랑도 받았으니, 이 보다 더 좋은 일이 어디 있을까. 하지만 촬영 동안 힘든 일도 적지 않았을 것이다.

“특별히 힘들었다기 보다는 40~50회 정도 진행할 때 체력적으로 많이 딸렸어요. 그 전에 120부작 시트콤을 할 때는 괜찮았는데, 이번에는 한 달 정도 쉬고 들어와서 그런지 힘에 부치더라고요. 예전보다 되게 빨리 지치고 힘이 들었어요. 그걸 빼놓고는 현장에서는 재미있어서 힘든 줄도 몰랐죠. 아침에 일어나면, 어휴...”

‘금 나와라, 뚝딱!’은 50부의 긴 호흡으로 이뤄졌기 때문에 아직 경험이 부족한 박서준에게는 정신적, 체력적으로 힘들 수도 있었던 작품이다. 하지만 배운다는 생각에 즐거운 마음으로 임했기에 그에게 남는 것도 많이 있었다.

“‘금 나와라, 뚝딱!’은 제가 보일 수 있는 것을 많이 드러냈던 작품인 것 같아요. 물론 그게 걱정이 되기도 했어요. 이미지 소모가 커서 다시 이걸 하라면 못 하겠다는 생각도 해요. 그래도 보여줄 수 있는 부분에서 최선을 다했던 것 같아요. 덕분에 다음 작품을 할 때도 제가 선택할 수 있는 폭이 생기지 않았나 싶어요. 전작들도 소중하지만 이번 작품을 통해 박서준이라는 인물을 많이 알릴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선생님들을 대하면서 연기적인 부분과 노하우를 터득했고, 제대로 된 커플 연기를 보면서 감정의 교류라는 것을 알게 됐어요. 그렇기에 평소 촬영장에서도 관계가 중요하다고 새삼 깨달았고요. 어떤 작품을 하던지 간에 ‘금 나와라, 뚝딱!’의 경험들을 많이 살릴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이 정도 되면 연말 시상식에 한 번쯤 상을 노려볼 만도 하다. 박서준에게 슬쩍 상에 대한 이야기를 언급하자 그는 쑥스러워 했다.

“주변에서는 받으면 되게 좋겠다는 말을 많이 해요. ‘네가 상을 받아서 내 이름을 이야기하면 얼마나 뿌듯하겠냐’라고 하시죠. 상이라는 게 변수가 많기도 하지만, 받을 수 있다면 정말 좋을 것 같아요. 그것보다 시상식을 갈 수 있다는 자체가 좋아요.”

사실상 올해 안에 작품을 통해 박서준의 모습을 보기는 힘들 것이라 여겨진다. 이야기가 빨리 진행 돼 그의 모습을 다시 본다면 그보다 반가운 일은 없겠지만, 현재 그는 재충전의 시간을 갖고 다시 한 번 성장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 중이다.

“아직은 제가 많이 어리고 배워야한다는 생각에 배우라는 수식어가 맞지 않다고 생각해요. 마치 큰 옷을 입은 느낌이에요. 지금 제 목표는 이 배우라는 단어가 어울리는 사람이 되자는 거에요. 지금은 그걸 향해 달려가는 과정이라 생각해요. 올해는 열심히 산 것 같아서 제 스스로에게도 칭찬해주면서 지낼까 해요. 내년에는 다른 마음가짐으로 살아야죠.”

끝으로 그는 인사를 남기는 것을 잊지 않으며, 오늘의 자신을 만들어 준 감독과 함께 호흡을 맞췄던 백진희에게도 감사를 표했다.

“현태에게 많은 관심 가져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제는 제가 다른 캐릭터를 만났을 때 어떻게 소화하는지 궁금증을 가져주셨으면 해요. 저도 그만큼 노력해서 더욱 발전한 박서준으로 돌아올 것을 약속드릴게요. 그리고 많은 경쟁자들 사이에서 적극적으로 밀어주고 연기적인 부분에서 많은 가르침을 주신 감독님과, 서로 연기적인 욕심이 많아서 저한테 많은 시간을 써 준 진희한테도 감사하다고 전하고 싶어요. 당장은 힘들겠지만 또 다른 작품으로 다시 한 번 호흡하고 싶어요.”

‘배우’라는 수식어가 어울리는 사람이 되겠다고 약속한 박서준. 때문에 그의 미래가 더욱 궁금해진다.

조정원 이슈팀기자 /chojw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