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불황이란 말이 무색하다. 지난 3분기 우리나라 국민이 해외 여행에서 쓴 돈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여름 휴가철과 가을까지 출국자 수가 급격히 늘어났고, 여행객들의 씀씀이도 전보다 커진 요인이 크다. 당장 동절기 난방비를 걱정해야 하는 서민들의 심리적 박탈감이 커지고 있다.

29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현금 및 카드 사용 등을 통한 해외 여행지급 총액(국제수지 기준)은 3분기(7~9월) 들어 사상 첫 60억달러를 돌파하면서 최고치(60억 5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억달러나 증가한 규모다.

해외 카드 사용액도 사상 최고치인 27억1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작년 동기보다 14.2% 증가했다. 이에 따라 종전 최대 기록인 올 2분기(25억3000만달러)를 갈아치웠다. 2분기의 경우 출국자수는 줄었지만, 여행에서 지출하는 돈의 절반가량(50.9%)을 카드로 결제했기 때문에 카드사용 실적이 최고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3분기에는 카드사용 비중(44.8%)은 줄었어도, 출국자수 자체가 많았고 여행 지출 규모가 크게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내국인 출국자수는 3분기 들어 훌쩍 뛰었다. 지난 2분기 350만명 수준이었던 출국자수는 3분기 들어 402만명을 기록하면서 50만명 이상 증가했고, 지난해 4분기보다 14.7%가 급증해 60만명 가량 늘었다. 최근 몇년 중에서 가장 많은 숫자가 해외로 나갔다.

반대로 외국인이 국내 입국해서 쓴 돈인 여행수입 총액은 지난 3분기 36.3억달러로 집계됐다. 이로써 여행수지는 같은 기간 23.9억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정선영 한은 자본이동분석팀 과장은 “우리나라 국민 중 해외로 나간 인원이 급격히 늘어남에 따라 국제수지상 여행지급 총액도 분기별 역대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해외 카드 사용인원(일부는 사용된 카드 수 합계)은 623만6000명으로, 2분기보다 7.8% 증가했지만 1인당 사용액(434달러)은 0.5%(2달러) 줄었다. 카드 종류별 결제액 비중을 보면 신용카드(69.0%), 체크카드(20.7%), 직불카드(10.3%) 순이다.

한편 외국인 등 비거주자가 국내에서 쓴 카드 사용액은 12억7000만달러로, 2분기보다 5.2% 늘었다. 3분기 중에 국내에 입국한 외국인은 372만명으로 26.1% 늘고 국내에서 카드를 쓴 비거주자는 343만6000명으로 8.0% 증가했다. 비거주자의 1인당 카드 사용액은 369달러로 2.6%(9달러)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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