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톡 대화방등 통해 급속확산 처벌기준 없어 단속 사각지대

지난 11일 회사원 김동경(30ㆍ가명) 씨는 친구로부터 모바일메신저 카카오톡 메시지 하나를 받았다. 이 메시지에는 모 웹사이트 영문 주소가 링크돼 있었다. 김 씨가 링크된 주소를 클릭하자 여성 나체 사진과 동영상으로 가득한 한 외국 사이트가 나왔다. 이 사이트에는 중학생 정도로 보이는 여자 아이들의 나체사진과 성행위 동영상도 수십개에 달했다.

김 씨는 곧바로 이 링크 주소를 복사한 뒤 친구 10여명이 참여하고 있는 단체 채팅방에 재전송했다. 이 대화방에 있던 김 씨의 친구들 역시 이 링크주소를 복사해 다른 채팅방으로 퍼날랐다.

아동ㆍ청소년 음란물이 카톡 등 각종 모바일메신저의 웹사이트 주소 링크를 통해 급속히 확산하고 있지만, 아직 처벌 기준이 없어 음란물에 무방비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6월 19일 기존보다 강화된 아동ㆍ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아청법)이 시행됐다. ‘제작 수입 수출 판매 대여 배포 소지 운반 전시’로 명시한 청소년 음란물 처벌기준에 ‘제공’이 추가됐다. 휴대전화 문자메시지와 카톡 등으로 지인 1명에게 아동 음란물을 전송하더라도 처벌되는 것이다.

하지만 아동ㆍ청소년 음란물이 담긴 웹사이트 주소 링크를 카톡으로 타인에게 보내는 행위에 대한 처벌 기준은 마련되지 않았다.

한 일선 경찰은 “아동 음란물을 하드디스크 등 저장매체에 내려받아야 아청법의 ‘소지죄’에 해당한다”면서 “하지만 카톡 대화창에 주소 링크를 보관하고 있다가 클릭해 보는 게 아동음란물의 ‘소지’로 볼 수 있는지 일선 경찰관도 헷갈려한다’고 말했다.

경찰청도 개정 법률에 대한 참고자료를 일선 경찰에 배포하면서 “아동 음란물 사이트 링크 배포 및 소지 등은 처벌근거가 명확하지 않다”고 밝혔다.

경찰청 관계자는 “인터넷 커뮤니티 게시판에 아동 음란물 사이트 주소를 링크한 행위를 ‘전시ㆍ배포’로 보고 처벌한 판례가 있었다”면서 “하지만 모바일 메신저를 통한 링크 전송의 경우에는 아직 사법부 판단이 나온 적이 없다. 이에 대한 사법부 판단이 나와야 명확한 기준이 마련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상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