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정상 도감청 의혹’ 비난 속 ‘해외순방 도감청 회피수단 활용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등 외국 정상 도ㆍ감청 의혹으로 국제사회의 호된 비난에 직면하고 있는 버락 오바마<사진> 미국 대통령이 해외 순방 중 내부에 교란장비가 장착된 ‘텐트’를 이용해 외국 첩보기관의 감시를 피해온 정황이 드러났다.
용케 해외 정보기관의 도ㆍ감청은 피했지만, 지난 2009년 1월 취임 이후 9번에 그친 ‘공식 사과’를 최근에는 한달에 두번씩이나 하는 등 대내외적으로 오바마 대통령의 정치적 입지는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수십명의 전현직 관리를 통해 미국 대통령이 해외 방문에서 상대국의 감시를 피하기 위해 ‘도청 방지 텐트’ 등의 조치를 취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대통령의 숙소와 가까운 방에 설치되는 이 텐트에는 도ㆍ감청을 차단하기 위해 소음을 일으키는 각종 장비가 설치되고 바깥에서는 내부를 볼 수도 없다. 기밀서류 검토나 참모들과의 민감한 대화는 모두 이곳에서 이뤄진다.
미국 안보당국은 의원이나 외교관, 정책결정권자, 미군 지휘관 등도 해외에서 이와 유사한 조치를 취하도록 요구한다. 최고위급 아래 단계에서는 비용이 많이 드는 텐트 대신 전화부스와 같은 소규모 장비가 활용된다.
적성국은 물론 서유럽 등의 우방권도 ‘손님 감시’에 결코 소홀하지 않다는 점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한 전직 관리는 “어떤 국가를 가든지 숙소에는 당연히 감시 장비들이 숨겨져 있을 것으로 여긴다”고 말했다.
냉전 시대에는 주로 숙소의 벽이나 조명장치 등에 감시 장비가 설치됐다. 하지만 최근 미국 지도자들은 자신들의 대화를 엿들으려고 숙소인 호텔을 향해 발사되는 무선신호를 더욱 걱정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백악관은 2011년 오바마 대통령이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를 방문했을 때 힐러리 클린턴 당시 국무장관,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 등과 텐트 안에서 하루 전 시작된 리비아 공습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사진을 공개한 바 있다. 사흘 뒤에는 엘살바도르의 수도 산살바도르에서 유사한 장면의 사진이 촬영됐다.
문영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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