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태 꽃미남’ 김시후가 영화 ‘소녀’(감독 최진성)를 통해 색다른 변신을 시도했다. 여자보다 더 예쁜 꽃미남 배우로 여심을 사로잡은 그가 이번 영화에서는 지독한 첫사랑에 빠진 소년이자 첫사랑을 위해 어떤 위험도 마다하지 않는 캐릭터를 파격적인 연기로 소화했다.
극악무도하게 잔인한 모습을 보이다가도, 한 없이 여리고 순수한 10대 소년을 연기하며 관객들을 매료시켰다.
‘소녀’를 한 마디로 정의하자면 ‘핏빛 로맨스’다. 잔혹성과 첫사랑의 순수함, 그리고 10대 소년과 소녀의 안타까운 성장 과정을 담아냈다. 김시후는 “시나리오를 봤을 때 느낌이 매우 좋았다. 묘한 미스터리와 로맨스의 조합인 눈에 들어왔다”고 말했다.
“영화 속에 등장하는 상징적인 의미들과 소스에 잘 어우러진 윤수라는 캐릭터가 너무 마음에 들었어요. 다양한 감정을 가진 캐릭터를 표현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고 생각했죠. 출연을 망설일 이유가 없었다고 생각해요.”
다양한 감정 연기를 소화해야 했지만, 가장 견디기 힘든 건 추위였다.
“아무래도 이 영화의 장소가 읍내고, 외딴 곳이다 보니 정말 추웠어요. 그런 부분은 좀 힘들었지만 그동안 겨울에서 촬영한 작품들이 많거든요. 더 힘든 촬영도 해 봤기 때문에 단련이 되긴 됐죠. 읍내라 먹을 것도 한정적이어서, 웰빙을 했던 것 같습니다.(웃음)”
극 중 해원은 근거 없는 소문으로 힘들어하고, 따돌림을 당한다. 그런 그를 유일하게 감싸주는 인물이 바로 윤수다. 김시후 역시 자신을 둘러싼 악성 소문들 때문에 힘든 경험이 있었단다.
“제가 데뷔를 하고 한참 활동을 꾸준히 하고 있을 때 어떤 소문으로 인해 활동을 중단하게 됐죠. 한 2년 정도 활동을 못 했어요. 말도 안 되는 소문이었죠. 그 때 참 힘든 시기를 지냈던 기억이 있어요. 그래서 웬만하면 그 사람을 겪어 보기 전까지 소문은 믿지 않으려고 하는 편이에요.”
윤수는 해원을 위해 충격적인 범죄를 저지르고 만다. 물론 그녀를 지키기 위한 극단적인 방법이었다. 온순하다가도 소녀를 위해 잔인하게 변하는 윤수의 모습은 관객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안긴다.
“윤수라는 캐릭터가 아무래도 성장기에 충격적인 일을 겪었기 때문에 평범한 인물은 아니죠. 범죄는 방어적인 수단이었다고 생각해요. 윤수를 괴물로 보지는 않고, 그들이 나쁜 사람들인거죠. 해원을 악의적으로 이용했잖아요. 한 소녀를 생매장시킨 사람들이죠. 저는 충분히 윤수를 이해했어요.”
잔인하기만 한 영화가 아니다. 윤수와 해원의 풋풋하면서도 짙은 러브 스토리가 화면을 꽉 채우기도 한다. 서로에게 처음인 두 사람이 나누는 감정들이 첫사랑에 대한 향수를 불러오며 심금을 자극한다.
“제 첫사랑이요? 고등학교 때였어요. 그런데 정말 남자들은 항상 첫사랑은 못 잊는 것 같아요. 지금도 제가 조금 더 잘 돼서 첫사랑 앞에 떳떳하게 나타나고 싶은 마음이 있죠.(웃음) 이상형은 도덕적이고 조선시대 여성 같은 여자가 좋아요. 그러면서도 통통 튀는 매력이 있었으면 해요. 첫 느낌이 중요한 것 같기도 하고요. 하하. 너무 많죠?”
그는 주변에 이성친구들이 많을 것 같다는 말에 손을 절레 흔들었다. 쉽게 이성들과 친해지는 성격이 아니라며 “친한 형들이 ‘너는 왜 그러냐’며 놀린다”고 말했다.
“‘써니’를 찍을 때도 7명의 여자 분이 있었잖아요. 그렇지만 그 중에 누구와도 따로 연락하거나 그런 적이 없어요.(웃음) 친한 형들은 저한테 왜 그렇게 하냐고 놀리죠. 주변에 여자가 없어요. 하하하. 연애 공백기는 7년 정도 됐지만, 외로움을 느끼지는 않았어요. 고난과 역경을 견뎌내기에도 벅찼던 시기였거든요.”
잘생긴 외모만큼 평평한 탄탄대로를 밟았을 거라 생각했지만 오산이었다. 김시후는 누구보다 힘든 시기를 거쳤고, 혼자 힘으로 버텨냈다. 고통의 시간을 보낸 만큼 쉴 틈 없이 대중들과 만나고 싶고, 소통하겠다는 각오다.
“어렸을 때부터 굴곡이 많았던 것 같아요. 일을 시작하려고 하면 안 좋은 일이 겹쳐서 공백기간을 갖게 됐고, 다시 또 재기하려고 했을 때 어떤 일 때문에 침체되기도 했죠. 이제는 그런 일이 없었으면 좋겠어요. 기회만 주어진다면 꾸준히 일하고 싶어요.”
대중들에게 각인된 ‘꽃미남’ 이미지를 탈피하고자 하는 마음은 없다. 그는 “굳이 억지로 내 이미지를 바꾸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은 없다. 작품에 맞게끔 캐릭터를 연기하려고 노력할 뿐이다”라며 서글서글하게 웃었다.
사진 임한별 기자 hanbuil@
양지원 이슈팀기자 /jwon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