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구르족 교수 공안車에 추돌당해 주민53명 종교간행물 소지로 체포
신장자치구 펑용 당상무위원 해임 ‘신장통치’ 장춘셴 당서기 호된 질책
톈안먼 자폭사건후 잇단 고압정책 티베트 원천봉쇄·네이멍구도 긴장
[베이징=박영서 특파원] 지난달 28일 발생한 톈안먼(天安門) 차량돌진 사건을 위구르 독립운동단체의 조직적 테러로 규정한 중국 당국이 위구르족 등 분규지역 소수민족들에 대한 감시와 통제를 대폭 강화하고 있다. 특히 이번 사태로 중국 지도부에 대한 소수민족 문제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면서 앞으로 탄압 위주의 강경책이 등장, 민족갈등이 새로운 차원을 맞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위구르족에 대한 고압정책 강화=‘10ㆍ28 톈안먼 사건’ 직후 독일 등 해외언론의 취재에 응한 위구르족 학자 이리하무 토흐티(伊力哈木 土赫堤) 씨가 집 앞에서 공안차량에 의해 추돌을 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고 4일 홍콩 밍바오(明報)가 위구르족 운동가를 인용해 보도했다.
베이징의 중앙민족대학 경제학과 교수인 그는 지난 2일 승용차로 베이징 소재 자택을 나오자마자 집 앞에서 기다리고 있던 공안당국의 차량에 의해 추돌당했다. 당시 차에는 부인과 두 자녀가 동승하고 있었다.
그의 차를 추돌한 것은 공안국 직원 3명이라고 밍바오는 전했다. 이들은 이라하무 교수의 지난달 말 해외언론과의 인터뷰를 거론하면서 향후 언론과의 접촉자제를 요구했다. 이 과정에서 이리하무 교수의 부인이 휴대폰을 빼앗겼다.
이리하무 교수는 지난달 말 독일 ‘도이치벨레(DW)’ 등 해외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사건은 테러라기보다는 억울한 사정을 호소하기 위한 한 가족의 극단적인 민원성 항의라고 본다”면서 “당국이 이번 사건에 관련해 더 많은 조사와 해명을 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위구르족 문제가 점점 더 복잡해지고 있으며 위구르인의 정부에 대한 반감도 더 커지는 추세”라면서 강조했다.
앞서 로이터통신은 톈안먼 사건 후 위구르족 53명이 종교 간행물을 소지했다는 이유로 중국 무장경찰에 체포됐다고 보도했다. 딜사트 락시트 세계위구르의회 대변인은 “중국이 신장위구르에 대한 억압과 위구르인에 대한 도발을 강화하고 있다”면서 “이는 새로운 갈등을 촉발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중국 당국은 이번 사건을 위구르 독립운동단체인 ‘동투르키스탄 이슬람 운동’ 소행이라고 규정했지만 위구르족 전문가들 사이에선 이 조직이 테러를 조직할 정도는 아니란 주장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은 가족을 잃은 것에 대한 복수심으로 일가족 3명이 이 같은 사건을 일으킨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번 사건으로 현장에서 숨진 용의자는 우스만 하산과 부인, 그리고 모친이다. 하산의 학교동창생은 “하산의 남동생이 수년 전 오토바이를 타고가다 배수로에서 의문의 익사체로 발견됐었다”면서 “당시 하산은 사고의 책임을 중국인에게 돌렸었다”고 말했다.
▶티베트도 원천봉쇄, 네이멍구도 긴장=이런 가운데 중국 당국은 신장과 함께 또 다른 분규 지역으로 꼽히는 티베트자치구의 정신적 지도자인 달라이 라마의 메시지를 원천 봉쇄하겠다고 나섰다.
천취안궈(陳全國) 티베트 당서기는 지난 2일 발간된 당 기관지 구시(求是) 최신호에 기고한 글에서 “티베트에서 당의 목소리와 모습만이 들리고 적대 세력과 달라이 라마 무리는 들리지도 보이지도 않게 하겠다”고 밝혔다.
앞으로 인터넷과 전화 실명제 도입 등을 통해 중국으로부터 독립을 주장하는 달라이 라마의 선동이 전파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네이멍구(內蒙古)자치구에도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네이멍구에선 지난 4월 말에도 한족과 몽골족 간 유혈 충돌이 발생하는 등 민족감정이 악화된 바 있다.
4일 베이징 외교가의 한 관계자는 “중국 지도부가 공산당 18기 3중전회를 앞두고 중국 심장부인 톈안먼 광장에서 자폭사건이 발생했다는 것에 대해 크게 분노하고 있다”면서 “후폭풍이 호되게 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앞으로 분리독립 세력에 대한 단속의 고삐를 더욱 죄는 공안정국이 형성될 것이란 전망이다.
앞서 당 중앙은 문책성 인사로 신장위구르자치구 펑용(彭勇) 당 상무위원(신장군구 사령원ㆍ중장)을 해임하고 후임으로 류레이(劉雷) 신장군구 정치위원을 임명했다. 또한 ‘유연한 신장 통치’를 내세우고 있는 장춘셴(張春賢) 신장자치구 당서기도 베이징에서 열린 정치국 회의에서 호된 질책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차세대 지도자로 꼽히는 장춘셴은 지난 2010년부터 신장 당서기를 맡아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