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돌 맞은 '삼성안내견학교'…6명에 또 한번의 나눔기증식
이건희회장 신경영 20년 역사함께 재계 사회공헌 장수모델 자리매김
“‘미담’이는 제 분신이나 가족 이상의 의미입니다. 제 삶을 찾아준 귀하고 소중한 파트너입니다.”(김경민 씨)
김 씨는 중학교 1, 2학년 영어 선생님이다. 그의 곁에는 늘 친구가 있다. 애완견 미담이다. 24시간 손, 발이 돼 주는 친구다. 초등학교 6학년때 시력을 완전히 잃고, 삶의 절망에 빠졌지만 미담이는 그에게 빛이 돼줬다. 지난 2007년 안내견 미담이를 분양받고는, 희망을 얻고 선생님이 됐다. 미담이가 없었다면 아직도 절망에서 허우적거리고 있을지도 모른다.
삼성의 대표적인 사회공헌인 ‘삼성 안내견’ 프로그램이 23일로 20주년을 맞았다. 하나의 사회공헌 프로그램이 20년간 진행돼 왔다는 점에서 그 저력이 화제다.
안내견은 20년동안 164마리가 분양됐고, 164명의 시각장애인에 새로운 인생을 선물해줬다. 안내견과 함께 한 시각장애인들은 대학생부터 교사, 공무원, 피아니스트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회 일원으로 맹활약하고 있다. 말 못하는 안내견이 묵묵히 바꾼, 조용하면서도 의미있는 사회 변화다.
삼성화재가 삼성에버랜드에 위탁해 운영 중인 삼성안내견학교는 1993년 시작됐다. 국내의 성숙한 애견문화를 선도하고, 동시에 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이해를 돕기 위해 출발했다. 이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나눔철학 중 하나라는 점에서도 상징성을 지닌다. 이 회장이 내걸었던 신경영 20년과 시기적으로 궤를 같이 한다는 점도 눈에 띈다.
특히 현대차의 글로벌나눔, SK의 사회적 기업, 포스코의 글로벌패밀리 사회 공헌 등 각 그룹이나 기업들이 저마다 특화되고 지속적인 사회공헌을 실천하고 있는 상황에서 ‘최장수 나눔모델’의 길을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다.
실제 안내견학교는 주변과의 소통을 중점에 두는 삼성 나눔경영의 원조 중 하나다. 삼성의 안내견 활동은 세계적으로 인정을 받아 2002년 세계안내견협회(IGDF) 총회를 한국에서 개최하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이 회장은 안내견 양성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IGDF로부터 공로상을 받기도 했다.
에버랜드 관계자는 “초기에는 장애인 보조견에 대한 인식이 부족해 식당에서 거부 당하거나 공공시설 출입을 제한받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젠 옛날 얘기가 되고 있다”며 “안내견 분양 프로그램을 앞으로 20년, 아니 50년도 더 이어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서울 을지로 삼성화재 대강당에서는 안내견 사업 20주년을 맞아 기념행사를 겸한 ‘안내견 기증식’이 열렸다. 기증식에는 안내견을 기증받을 시각장애인 6명과 그 가족이 참석해 뜻 깊은 자리로 진행됐다.
김영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