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네이키드아이’전격 도입 추진…배경과 파장
제약없이 원하는 모든 물건 압수 일부선 개인정보·인권침해 우려 역풍 고려 공안수사 우선적용 법무부 “검토수준” 확대해석 경계
정부가 ‘플래인 뷰’(plain view) 제도 도입을 전격 검토하고 나선 것은 기업 등에 대한 압수수색시 증거능력 인정 요건을 키우는 한편, 통합진보당 해산 이후 이어지고 있는 공안정국 분위기와 맞물려 수사체계를 강화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법무부는 “아직 도입 여부가 결정된 것은 아니고 제도의 장단점을 들어보기 위한 수준”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하고 있지만 최근 공안수사가 크게 강화되는 상황에서 상당한 파장이 예상될 것으로 법조계는 전망하고 있다.
이 제도가 도입되면 수사기관은 압수수색에 법원의 영장을 발부받을 필요가 없어 방대한 증거 수집이 가능해져 수사의 효율성은 높아질 수 있다. 하지만 압수수색의 횟수는 지금보다 훨씬 늘어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들과 기업들이 느끼는 압수수색의 공포도 요즘 TV 드라마에서 나오는 것보다 수십배 이상은 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공안정국이 고착화되는 현 상황에서 빈번한 압수수색까지 가능해지면 피의자의 개인정보나 인권도 크게 침해당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홍영기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해당 장소에 적법하게 접근하기만 했다면 일부 사안을 근거로 한 일부 물건에 대한 압수ㆍ수색영장만 갖고도, 사실상 원하는 모든 물건을 아무런 제약 없이 압수할 수 있게 되는 것”이라며 “영장주의의 엄격성이 크게 무너지게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공안수사체계 강화의 연장선=법조계 전문가들은 학계에서도 논란이 분분한 이 제도에 대한 논의를 정부가 현 시점에서 꺼내든 배경이 지난해 말 통진당 해산 이후 이어지고 있는 공안 정국 분위기와 맞물려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지난해 간첩사건에서 잇따른 증거 부족으로 고배를 마셨던 검찰은 국가보안법 위반 사건과 관련해 법정에서 증거 채택비율을 높이기 위해 압수수색 등 증거수집과 법정 증거능력 인정 요건을 완화하는 방향으로 현재 증거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올들어서는 범민련(조국통일범민족연합) 같은 반국가ㆍ이적단체도 해산할 수 있는 법적 근거 마련에도 착수했다.
여기에 일선 지검에 공안부 신설 등 공안 수사 체계도 대폭 강화하고 있다.
영장 없는 압수수색을 검토 배경이 이런 일련의 정책들과 맞닿아 있다는 것이다.
검찰은 적법한 압수수색을 하면서 발견된 물건을 놓고 정식으로 영장을 받아온다면 그 증거가 인멸되거나 은닉돼 버릴 우려가 있다며 영장 없는 압수수색이 가능해야 한다고 지속적으로 주장해 왔다. 신속하고 효율적인 수사를 위해서는 법원의 영장을 받는 시간을 줄여야 한다는 논리다.
대검 공안부 출신의 한 변호사는 “현행법에서는 부수적으로 발견한 중요한 증거라도 영장을 발부하지 않고 위법하게 수집하면 증거 능력이 없다고 판단한다”면서 “도입까지는 형사소송법 개정 등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증거법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고민해 온 검찰이 이번 보수주의 정권에서 이 제도를 관철시키려 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반발 여론을 고려해 공안 사건 수사에 대해서 우선적으로 적용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압수수색 공포 수십배 이상 커진다=현행 형사소송법상 압수수색은 판사의 영장을 발부받아야 가능하다. 또 압수수색 영장에는 압수수색 장소와 압수수색 목록 등을 기재하도록 돼 있다. 그러나 법조계 일각에서는 현재의 압수수색제도도 피의자 인권 보호보다 수사편의주의적인 성격이 강한 상황에서 플래인 뷰 제도를 도입 논의는 국민의 인권에 심각한 침해를 가져올 수 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법무법인 한결의 박상융 변호사는 “압수수색 영장에 기재하는 압수수색 범위와 목록은 지금도 추상적이고 너무 광범위하게 돼 있다”며 “오히려 압수수색의 범위와 대상을 구체화하고 최소화하려는 노력이 필요한 데 제도가 도입되면 피의자가 느끼는 압수수색 강도는 수십배 이상은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기업이 체감하는 압수수색에 대한 공포도 지금보다 훨씬 커질 것으로 보인다. 법무법인 장백의 안진영 변호사는 “대기업 비리 수사처럼 중대 사안의 경우엔 압수수색 영장 목록에 기재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눈 앞에서 빼돌릴 수 있는 증거들을 잡아낼 수 있는 효과가 있다”며 “기업 입장에서는 그 만큼 두려운 제도가 될 것”이라고 했다.
때문에 검찰의 마구잡이식 압수가 이뤄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압수의 남발로 사생활과 개인정보가 침해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안 변호사는 “사실상 무용지물이 된 영장주의 예외 규정을 확대해 제도화하겠다는 의도로 밖에 받아들여지지 않는다”고 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의 이광철 변호사도 “영장주의 위반”이라면서 “대법원 판례에도 어긋나는 일”이라고 꼬집었다.
최상현ㆍ강승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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