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실적 빼면 유로존 재정위기 이후 영업익 15% 급감
한국 경제가 유로존 재정위기가 나타난 2011년 이후 3년간 삼성전자를 빼면 사실상 성장이 멈춘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과 미국 등 선진국 경제가 위축되면서 조선, 철강, 화학 등 한국 경제를 이끌던 주요 업황이 악화된 후, 3년이 지난 지금도 회복이 힘겨운 것으로 풀이된다.
10일 헤럴드경제가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의뢰해 코스피 상장사 156곳의 최근 3년간 영업이익을 집계한 결과, 2011년 연간 110조7295억원이던 상장사 이익은 2013년 119조6318억원으로 8%가량 성장할 것으로 추정됐다.
문제는 이 가운데 삼성전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지면서 삼성전자를 제외한 상장사의 영업이익은 오히려 유로존 재정위기 당시보다 후퇴했다는 점이다.
삼성전자를 뺀 코스피 상장사의 영업이익은 2011년 95조853억원이었으나 2013년 추정치는 80조6009억원으로 15%나 줄었다. 한국에 삼성전자가 없었다면 사실상 3년간 ‘마이너스 성장’을 이어간 셈이다.
삼성전자는 2011년 15조6443억이던 연간 영업이익이 올해는 38조9309억원으로 150%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삼성전자를 제외한 한국 기업의 마이너스 성장은 철강, 에너지, 중공업, 화학 등 한때 한국 경제를 이끌던 주요 업종이 경기 침체에 직격탄을 맞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저금리 장기화와 투자자 외면으로 돈이 말라붙은 금융과 증권업도 실적이 3년 전만 못하다.
실제 산업재, 금융, 소재는 지난 3년간 꾸준히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산업재는 연간 영업이익이 2011년 16조636억원에서 2012년 11조7840억원으로 줄어든 뒤, 2013년 추정치가 9조7794억원으로 계속 하향 추세다.
금융 부문도 18조6107억원이던 연간 영업이익이 지난해 15조4178억원으로 줄었고, 올해는 11조559억원까지 쪼그라들 것으로 예상됐다.
소재는 올해 영업이익 추정치가 9조1333억원으로 3년 전 15조3290억원에 비하면 40%가 급감했다.
시장전문가들은 2014년은 글로벌 경기회복으로 기업이익의 성장세가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내년 상장사의 영업이익 추정치는 146조7326억원으로 올해보다 22.76% 성장을 예고했다. 이는 내년 삼성전자의 영업이익 추정치인 41조9312억원을 제외하고도 전년 대비 30% 이상 이익이 늘어나는 것이다.
그러나 내년에도 업종별 양극화에 대한 경고는 이어지고 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2014년 산업 전망’ 보고서에서 “국내 기업들의 수익성이 개선되고 있지만 삼성전자 등 일부 대기업을 제외한 여러 기업은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부동산 개발 및 공급, 건설, 조선, 해운, 건설기계 등 장기간 불황을 겪은 업종은 내년에 성장보다 생존에 초점을 맞춘 경영계획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성연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