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도연 2년만의 스크린 복귀작‘ 집으로…’공개
마약사범으로 2년간 이국땅서 고립 방은진 감독, 실화 ‘장미정 사건’ 영화로 대한민국 정부 무능한 대처 논란 예고
외교통상부는 국민을 울렸고, 전도연은 관객을 울렸다.
대한민국은 머나먼 타국 땅에서 곤경에 처한 국민을 외면했고, 평범했던 한 주부의 안타까운 이야기는 극장 객석을 눈물바다에 빠트렸다. 개봉(12일)을 앞둔 전도연, 고수 주연의 영화 ‘집으로 가는 길’(감독 방은진) 이야기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으로, ‘대한민국이 외면한 실화가 공개된다’는 영화사의 홍보카피처럼, 말이 통하지 않는 낯선 이국땅에서 정부의 도움을 얻지 못해 비극의 주인공이 된 부부의 악전고투를 그렸다. 전도연은 ‘칸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 수상’ 경력의 ‘한국 대표 여배우’라는 이름에 걸맞은 애끓는 연기를 보여줘 ‘명불허전’이라는 즉각적인 평을 얻었고, 극중 전도연의 남편 역할을 한 고수는 전도연과 다섯 살의 나이 차이가 무색한 호연으로 호흡을 맞췄다.
하지만 영화 속에서 부정적으로 그려진 주프랑스한국 대사관 등 한국 외교통상부의 대처에 대해선 TV 다큐 방영 당시부터 입장이 엇갈려 논란이 예상된다.
영화는 지난 9년여 전 어린 딸을 둔 30대 주부였던 장미정 씨가 실제 겪은 사연을 토대로 하고 있다. 장미정 씨는 당시 남편 후배로부터 수리남에서 파리까지 금강원석이 든 가방을 운반해주면 400만원을 주겠다는 제안을 받고 비행기에 올랐다가 프랑스에 입국하던 중 오를리 공항에서 마약 소지 혐의로 체포됐다. 장 씨가 금강원석이 든 것으로만 알고 있던 두 개의 가방엔 30㎏이 넘는 코카인이 들어 있었다. 2004년 10월 30일 현행범으로 체포된 장 씨는 파리 교도소에 수감됐다가 수개월 후 재판관할권이 있는 카리브해 인근 프랑스령 마르티니크섬으로 이감됐다. 장 씨는 첫 수감 후 1년이 넘도록 재판도 받지 못하는 등 고초를 겪다가 결국 마약운반죄로 1년형을 선고받고 체포 2년 만인 2006년 11월 풀려나 귀국했다.
영화는 시간 및 장소, 돈의 액수를 비롯한 실제 사건의 개요를 거의 그대로 차용했으며, 두 부부의 개인적 사연과 주변 정황 등은 극적인 허구를 보태 재구성했다. 주인공들의 억울한 사연과 처절한 사투, 애절한 가족애가 영화의 중심에 놓였지만, 드라마의 또 다른 축은 범죄 혐의를 받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재외국민을 외면한 한국 대사관 및 외교통상부의 무능하고 비열한 행태에 맞춰져 있다.
극중 현지 대사관 관료들은 국회의원 등 고위인사의 방문에 맞춰 식당예약을 하느라 주인공들의 딱한 처지를 나 몰라라 한다. 거듭되는 남편의 호소를 무시하는가 하면, 통역을 구해달라는 여인의 편지를 읽지도 않고 쓰레기통에 처넣는다. 마약 운반 주범의 재판결과를 프랑스 법원에 번역ㆍ송부하기만 하면 주인공이 쉽게 재판을 받고 풀려날 수 있는 상황임에도 아무도 신경쓰지 않아 서류가 전달되지 못한다.
이를 보는 관객들은 분통이 터진다. 하지만 TV 다큐 방영 직후 외교부는 수차례에 걸쳐 교도소를 방문한 것을 비롯해 장 씨 측과 긴밀한 연락을 하고 프랑스 사법당국에 협조를 요청하는 등 장 씨 구명을 위해 적극 지원했다는 기록을 제시하며 방송 내용을 반박했다.
이형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