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서병기 선임기자]배우 진경(42)은 ‘피노키오’에서 팩트(진실)보다는 임팩트(보도효과)를 좇다 기하명(이종석)의 가정을 풍비박산낸 MSC 송차옥 기자를 연기해 호평을 받았다. 하지만 그는 마지막에 개과천선했다. 이미 나이가 들어 가치관이 굳은 사람이 변하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다.
“나도 내가 바뀌는 줄 몰랐다. 중간에 제가 죽는 것 아니냐고 작가에게 물었더니 웃기만 하더라.”
진경은 기자 초년병 시절만 해도 정의로운 기자가 되기 위해 노력했으나 대기업 회장인 박로사(김해숙)와 결탁함으로써 부패언론인이 돼버렸다. 뒤늦게 변하는 연기는 가장 어려운 숙제였다.
진경은 “송차옥은 감정을 보이지 않는 기자였다. 내부고발자가 되면 나의 전 남편처럼 인생이 힘들게 된다. 그래서 엄청난 가치관의 혼란이 왔다”면서 “하지만 딸 인하(박신혜)가 13년간 나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를 확인하고, 또 함께 계란 후라이를 해먹으면서, 마음에 균열이 생겼다. 박로사 회장의 죄를 뒤짚어쓰겠다는 아들 범조를 보면서 많은 걸 느꼈다”고 변화의 계기를 설명했다.
진경은 송차옥이 변하는 17회 대본을 받고, 헤어나오기 힘들었다고 했다.“단순히 애인이나 엄마를 떠나보내 우는 게 아니라, 15년 동안 응축된 감정을 무너뜨려야 하니 그 무게를 감당하기 힘들었다. 그 여자의 마음을 따라가보기도 하고, 복잡한 그 감정의 결들을 써보기도 했다. 그 눈물의 의미는 시청자들에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아침밥도 못먹고 촬영에 들어갔다.”
진경은 “‘피노키오’에는 두가지 기성세대가 나온다고 했다.변하는 기성세대와 변하지 않는 기성세대다. 전자는 송차옥 부장이며 후자는 박로사 회장이다. “송차옥 같은 기성세대가 오랫동안 갖고 있던 가치관을 버릴 수 있다는 건 큰 용기를 필요로 한다. 송차옥은 성공에 대한 의지나 권력의지, 인정욕구가 강한 사람이지만, 기성세대가 변할 수 있다는 또 다른 희망이다. 거기서 숭고함이 나온다. 하지만 박 회장은 불법을 저지르고 감옥에 들어가서도 아들에게 ‘엄마는 금방 나올 수 있다. 내가 얼마나 경제에 기여한 게 많은데. 우리 아들은 안전하게 있어, 내가 다 잘해줄께’라고 말한다.”
진경은 “처음 대본을 받았을때 시청자에게 욕을 많이 먹을 줄 알았다”면서 “그런데 의외로 시청자분들이 많이 좋아해주시더라”고 전했다. “1회가 나가고 ‘이종석 잘생겼다’라는 댓글보다 토론이 붙었다. 언론 보도에 관한 토론이 이어지고 담론아 형성되는 걸 보면서 뿌듯했다. 끝까지 메시지를 놓치지 않은 작가에게 경의를 표한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대학원을 졸업한 진경은 그동안 여러 작품에서 좋은 연기를 보여주며 존재감을 살렸다. 어떻게 연기하느냐는 질문에는 “뉘앙스를 중시한다. 매순간 다른 감정을 연기해(Every seconds new bit) 관객의 눈을 떼지 못하게 만들라는 교수님의 가르침을 실천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병기선임기자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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